‘펑’ 불타는 식당 안 할머니…우즈베크인 이웃이 구했다

입력 2023-09-19 08:28 수정 2023-09-19 10:41
경남 양산의 한 식당 화재. 경남소방본부 제공

경남 양산에서 화재가 발생한 식당에 갇혀 있던 할머니를 이웃에 사는 우즈베키스탄 국적 남성이 구조했다.

19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44분쯤 양산시 북부동 한 식당에서 불이 났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치솟은 불길에 당시 식당에 혼자 있던 60대 여성 A씨는 화상을 입고 쓰러졌다.

영업 준비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던 70대 남편 B씨는 식당 안에 들어가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 순간 식당 옆 빌라에 사는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40대 남성 C씨가 급히 식당으로 들어가 A씨를 구조해 나왔다.

식당 전체가 불에 타고 주변에 주차돼 있던 차량들까지 전소되는 등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C씨의 용기 있는 행동 덕분에 A씨는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소방당국은 소방 인력 48명과 장비 17대 등을 동원해 화재 30분 만인 이날 오후 7시11분쯤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이 화재로 소방서 추산 8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다. 불길이 더 커졌다면 옆 빌라에까지 옮겨붙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빠른 진화 덕에 더 큰 피해를 막았다.

현재 A씨는 전신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B씨도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았으며, C씨는 가벼운 찰과상을 입고 현장에서 응급처치 후 돌아갔다.

소방대원들도 C씨의 행동에 감사를 표했다. 소방 관계자는 “C씨가 폭발음을 듣고 주저 없이 달려가 A씨를 구해준 덕분에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19일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