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 미술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운보 김기창(1914~2001) 화백의 성화 ‘예수의 생애(쿰란출판사)’가 70년 만에 해설 성화집으로 출간됐다.
예수의 생애는 운보가 6·25전쟁으로 군산 피난 중 젠센(Anders Jensen) 선교사의 권유로 그렸다. 운보는 당시 30점 연작을 완성했다. 이번에 나온 성화집에는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그림에 대한 성경적 해설을 담았다.
소 목사는 책의 서문에서 “김기창 화백의 ‘예수의 생애’ 성화는 기독교 문화의 지경을 넓힌 불후의 명작으로 우리나라의 친숙한 옛 산천 배경에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갓을 쓰신 예수님의 그림은 예술적 창의성과 함께 예수님을 향한 깊은 사랑을 담아 표현했다”고 평했다.
소 목사는 “화백께서 그림으로만 남기셨기에 성화 완성 70주년을 맞아 목회자의 시적 감성을 더해 성경적으로 해설하게 된 걸 개인적으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영훈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은 추천사에서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에게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이라는 고난의 역사 가운데 운보 김기창 화백의 예수 성화를 통해 구원과 위로의 메시지를 주셨다”면서 “소 목사님이 성화에 성경적 해설을 쉽고도 입체적으로 표현해 주셔서 내용이 더욱 풍성해졌다”고 전했다.
김 화백은 7살에 청각장애인이 됐지만 독실한 신앙과 예술 활동으로 장애를 극복한 뒤 한국 근현대 미술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2001년 별세한 뒤 정부는 문화예술 발전의 공적을 기려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