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 19일째에 건강 악화로 입원한 병원에서 위급 상황을 넘겼다. 이 대표는 병상에서 수액 외의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단식 투쟁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18일 오후 이 대표의 입원 병원인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병상에서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폭주하는 정권에 제동을 걸기 위해 자신이 앞장서야 한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며 “이 대표는 최소한의 수액 치료 이외의 음식을 일체 섭취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이 대표의 몸 상태에 대해 “위급한 상황은 넘겼지만 아직 기력을 회복하지 않았다”며 “환자 개인정보인 점을 고려한 의료진에게서 이 대표의 몸 상태를 구체적으로 전달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이송 과정을 놓고 ‘응급 상황이 아니다’라거나 ‘혈액 검사가 정상’이라는 식의 일부 커뮤니티 글은 가짜뉴스”라며 “이런 가짜뉴스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당에서 강력 조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부터 국회에 설치한 천막 농성장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그의 몸 상태는 이날 오전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부터 이미 육안상으로 인지할 수 있을 만큼 악화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오전 6시55분쯤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대기하던 의료진과 119구급대를 호출했다.
결국 이 대표는 혈당 저하로 거의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오전 7시23분쯤 119구급대를 통해 국회에서 가까운 서울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옮겨졌다. 이곳에서 생리식염수 투여를 포함한 응급조치를 받고 회복 치료를 위해 다시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됐다. 단식 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의와 시설이 녹색병원에 있다는 것이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대변인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한 이 대표의 입장을 물은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말씀은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위증교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교섭단체 연설을 위한 본회의 참석을 앞두고 “수사받던 피의자가 단식·자해한다고 사법 시스템이 정지되는 선례가 만들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