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의회 청문회에서 공개된 괴물체를 둘러싼 진위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2017년 페루 나스카 인근의 모래 해안 깊은 곳에서 발견됐다는 이 괴물체는 ‘인간이 아닌 존재’라는 주장과 함께 주목을 받았지만 사기극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로이터통신은 16일(현지시간) 멕시코 언론인 호세 하이메 마우산(70)씨가 미라처럼 보이는 시신 2구를 멕시코시티에 있는 사무실에서 재차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그는 지난 12일 이 물체를 처음 공개했다.
마우산씨는 이 시신 2구가 1000년 묵었다고 주장했다. 이 물체는 눈, 팔, 다리가 한 쌍으로 인간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하지만 두 쪽 손가락 모두 3개인데다가 두개골이 뒤로 길쭉하게 생긴 모습이다. 영화 ‘ET’의 주인공을 연상케 한다. 마우산씨는 두 시신 중 하나는 암컷이라면서 몸 안에 알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도 주장했다.
멕시코 해군 보건과학연구소 소장 호세 데 헤수스 살세 베니테스는 마우산의 주장을 의회 청문회에서부터 계속 옹호했다. 베니테스는 “100만종이 넘는 생물과 비교한 DNA 검사를 토대로 볼 때 그 시신은 지금 이 순간까지 과학이나 인간지식으로 알려진 것이나 묘사된 것과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주장을 두고 “많은 과학자에게 이미 거짓으로 증명됐다”며 “범죄 혐의로 이어질 사기극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페루의 저명한 생물·인류학자인 엘사 토마스토-카히가오도 “헛소리”라고 질타했다. 그는 “아직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돌아다니고 있다”며 “그걸 굳이 믿는 이들이 있다면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이어 “너무 말도 안 되고 단순한 문제라서 더는 덧붙일 말이 없다”고 했다.
마우산씨가 제세한 DNA, 탄소연대측정법 검사를 검토한 멕시코 과학자도 시신이 지구상에 있는 보통 생물체라고 추정했다 멕시코국립자치대(UNAM)의 과학자 훌리에타 피에로는 “지구에 없는 생명체의 화합물임을 보여주는 신비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중남미에서 외계인 주장과 함께 제시된 시신 대부분은 유럽 정복자들이 오기 전에 제작된 어린이 미라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시신 일부는 사지 등이 절단된 채 다른 동물의 사체 일부와 접합된 까닭에 기괴한 모양새를 띠기도 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미확인비행현상(UAP)을 연구한 데이비드 스퍼겔은 “그런 시신이 있다면 표본을 과학자 공동체에 맡기라”고 제안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