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18일째에 들어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건강이 위험 상황이라는 의료진 진단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가 17일 병원 이송을 시도했으나 이 대표의 강한 거부로 무산됐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이 대표에 대해 ‘신속히 입원해야 한다’는 담당 의료진 판단에 따라 오후 3시 15분쯤 국회 본청 앞으로 119구급차를 호출했다.
이어 최고위원들과 주요 당직자들이 단식 농성장인 대표실에 들어가 이 대표에게 병원 입원 필요성을 알렸다. 119 구급대원이 들것을 갖고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단식 중단은 물론 병원 입원을 완강하게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1시간 가까이 지도부가 들어가 이 대표를 거듭 설득했으나 실패했고, 현장에 출동한 구급차도 결국 철수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단식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시 말했다”며 “119구급차는 장시간 대기할 수 없어 일단 돌려보냈고, 지도부는 계속 (입원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건강 상태가 악화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날 민주당 시·도 의원들과 구청장들도 이 대표가 머무는 국회 당 대표실 앞에서 단식 중단을 요청하는 피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전 국회의장인 김원기·문희상·임채정 상임고문이 이날 오전 이 대표를 방문한 뒤 지도부에 ‘강제 입원’ 조치를 요구했다.
임채정 고문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일체 대답을 못 했다”며 “이 대표의 건강과 관련해서는 당에도 책임이 있으니 강제 입원시키라고 강력히 권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누운 채 이들을 맞았으며 대화조차 제대로 못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 출신인 신현영 의원은 “전체적으로 바이탈 수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며 “이 대표 의지가 너무 완강해서 설득이 잘 안 된다”고 전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