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침체로 실적 악화를 겪는 ‘네카오’(네이버+카카오)가 ‘소셜 기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이용자들이 ‘좋아요’와 댓글을 편하게 달 수 있게 하거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일상 공유기능을 새로 탑재했다. 초점은 ‘체류시간’이다. 이용자들이 서비스를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머물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18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핵심 서비스에 소셜 기능을 강화하고 나섰다. 카카오는 지난 14일 카카오톡 첫 번째 탭인 친구 탭에 ‘펑’이라는 새로운 기능을 도입했다. 사진이나 15초 분량의 짧은 영상 등의 일상 콘텐츠를 올리면 원하는 친구에게 24시간 동안 노출된다. 카카오톡 친구 목록 바로 아래에 표시된다.
‘펑’은 인스타그램에 도입한 ‘스토리’와 유사한 소셜 기능이다. 카카오는 “이용자들이 일상을 더 가볍고 재치있는 방식으로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게 하려고 새 기능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밴드의 프로필 디자인을 개선하면서 ‘좋아요’와 댓글까지 남기도록 했다. 이용자가 밴드 멤버의 소식을 확인할 수 있도록 가입한 밴드 상단에 프로필을 변경한 멤버 목록을 제공한다. 사용자가 멤버들의 프로필 변화에 다양한 반응도 남길 수 있다. 네이버는 오는 11월에 프로필을 게시글처럼 연출할 수 있는 ‘스토리’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기존 밴드 이용자가 관심사 기반 콘텐츠를 주로 소비했다면, 일상을 나누고 소통하는 대중적 소셜미디어의 성격을 새롭게 접목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용자 확장에 한계를 겪고 있는 네카오가 서비스 지향점을 소셜미디어로 전환했다고 분석한다. 카카오톡의 경우 ‘국민 메신저’ 명성을 잇고 있지만, 이용자 증가세는 주춤하고 뚜렷한 수익 모델이 없어 한계에 봉착했다. 이에 카카오는 카카오톡 메뉴 중앙에 오픈채팅 기능을 넣고 이용자 간 커뮤니티 성격을 강화했었다. 네이버 역시 실적 개선을 위해 밴드, 카페, 블로그 등의 서비스에서 수익을 끌어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면 이용자를 오래 붙잡아야 한다. 주 수입원인 광고를 활성화하는 데 이용자 체류시간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머물게 하면 다른 서비스도 추가로 이용하게 유도할 수 있다. 소셜 기능을 활용하다가 다른 기능을 사용해보고 쇼핑까지 하게 되는 식이다. ‘록인’(lock in) 효과로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도 있다.
실제로 카카오톡은 친구 탭에 프로필 기능과 오픈채팅 등을 추가하면서 이용자 체류시간 증가효과를 봤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 이용자 체류시간이 전년 대비 올해 6% 상승했다. 카카오톡 내 1000만명 이상이 매일 방문하는 탭이 3개(친구·채팅·오픈채팅)가 됐다”고 강조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일상을 공유하는 하나의 소셜 미디어로 확장하면 이용빈도,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소셜 기능 강화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