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사장, ‘1호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머스크에 인도

입력 2023-09-17 11:00
정기선 HD현대 사장(오른쪽 첫번째)과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오른쪽 두번째) 등 참석자들이 '로라 머스크호' 명명식이 끝난 뒤 선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머스크 제공

정기선 HD현대 사장의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다.

HD현대는 정 사장이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1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Laura Maersk)호’ 명명식에 참석했다고 17일 밝혔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이 선박은 세계적 해운그룹 ‘AP몰러-머스크(이하 머스크)’가 HD현대에 발주한 19척의 메탄올 추진선 중 첫 번째다.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1호 컨테이너 운반선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진다. 메탄올은 액화천연가스(LNG)에 이어 주목받는 차세대 선박 연료다. 앞서 머스크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첫 단계로 메탄올 추진선의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로라 머스크호’의 모습. HD현대 제공

로라 머스크호는 지난 7월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출발해 약 2개월, 총 2만1500km의 항해 끝에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머스크는 ‘해운의 새 시대(A New Era of Shipping)’를 연다는 의미를 담아 이번 명명식을 본사가 있는 곳에서 열길 원했다. 이에 따라 정 사장도 명명식 참석을 위해 코펜하겐으로 이동했다. 명명식에는 정 사장 외 선주사인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선박의 이름은 창업주의 아버지 피터 몰러가 구입했던 첫 번째 증기선 ‘로라호’의 이름을 따 지었다. 선수와 선체에는 ‘제로(탄소중립)로 가는 길(All the Way to Zero)’이라는 슬로건을 새겼다. 머스크는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선박이 코펜하겐에 입항하는 모습과 명명식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며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의 성공적인 출발을 세계에 알렸다.

정 사장은 최근 글로벌 선사와의 접점을 넓히고 국제 전시회에도 연이어 참석하는 등 조선·해운 시장의 친환경 신기술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 위치한 머스크 본사에서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의장과 만나 환담을 나눴다. HD현대 제공

명명식 하루 전날인에는 머스크 본사에서 오랜 유대 관계를 이어온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의장과 만나 미래 협력 증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은 “로라 머스크호가 탄소중립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기술개발로 그린오션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에는 코펜하겐에 위치한 ‘만 에너지 솔루션’의 연구·개발(R&D) 설비를 참관, 공동개발 중인 암모니아 추진 엔진 현황을 살폈다.

HD현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43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또한 암모니아 추진·운반선에 대한 기본인증 획득, LNG·수소 ‘혼소엔진’ 개발, ICT융합 전기 추진 스마트 선박 ‘울산태화호’ 건조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활약 중이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