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국 이주민 460여명 참여…‘다민족 월드컵’ 현장

입력 2023-09-16 20:57 수정 2023-09-17 14:45
16일 포천축구공원에서 열린 ‘제2회 GBC 다민족 월드컵’ 개회식. 강남중앙침례교회 제공

심판의 휘슬 소리와 함께 국내 거주 다민족 이주민들의 ‘미니 올림픽’이 열렸다. 각국의 선수들이 푸른 잔디 위를 가로지르며 축구공을 걷어차자 관중에서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서울 강남중앙침례교회(최병락 목사)는 16일 경기도 포천시 포천축구공원에서 ‘제2회 GBC 다민족 월드컵’을 개최했다. 2019년에 이어 2023년 두 번째로 열린 이 행사는 전 세계가 열광하는 스포츠인 축구를 통해 국내 거주 다민족 이주민들에 손을 내밀고 복음을 전하자는 취지다.

월드컵엔 13개국에서 이주민 460여명과 자원봉사자 240여명 등을 포함해 700여명이 함께했다. 네팔 베트남 태국 미얀마 몽골 우간다 감비아 등 7개국 국내 이주민 근로자와 벨기에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케냐 페루 등 5개국 유학생이 14개의 팀을 꾸려 경기에 참여했다.

이날 행사엔 전도부스 의료부스 플리마켓 푸드트럭 키즈케어 등 선수 친구와 가족을 위한 다양한 코너도 마련됐다. 또 고향방문 왕복 항공권과 냉장고, 아이패드와 에어팟 등 풍성한 경품과 심판 자격증을 갖춘 15명의 공인 심판을 섭외해 큰 규모를 선보였다.

최병락 목사가 16일 포천축구공원에서 다민족 이주민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 강남중앙침례교회 제공

최병락 목사는 개회식에서 “나도 미국에서 이민자로 지내봤기에 고향을 그리워하는 여러분의 마음에 공감한다”며 “그러나 우리의 진짜 고향은 다른 어느 곳도 아닌 천국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천국으로 가는 항공권인 ‘성경’을 언어별로 마련했으니 꼭 챙겨가셔서 비행기의 파일럿인 ‘그리스도’를 만나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번 대회 우승팀인 몽골 FC의 선수이자 유튜브채널 ‘Zolboo TV’를 운영하고 있는 절버씨는 2019년에 이어 올해 다시 한 번 다민족 월드컵에 참여했다.

그는 16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을 위해 대회를 여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교회가) 지난 대회부터 저희를 따뜻하게 섬겨주셔서 감사하다”며 “몽골팀도 종교와 상관없이 ‘예수님 믿는 사람들은 착하구나’ 라는 긍정적인 반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2019년 이후로 다음 열릴 월드컵이 기다려져 목사님께 계속 ‘다음 개최일정은 언제냐’는 연락을 드렸었다”며
“다음 열릴 월드컵도 꼭 참여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몫이지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지상명령이다”라며 “국내 이주민 근로자들이 약 250만명에 달하는데 이들이 우리나라에 머물다 갈 때 기독교인들이 이들을 먼저 섬기고 복음을 전하기 위해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몽골FC팀이 16일 포천축구공원에서 골을 넣고 즐거워하고 있다. 강남중앙침례교회 제공

포천=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