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9월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복음주의 선교대회 ‘제4차 로잔대회’를 준비하는 한국로잔위원회(위원장 이재훈 목사)는 교계 일부에서 로잔운동을 두고 제기한 ‘신사도 운동’ ‘종교 다원주의’ 등 신학적 문제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하게 반박했다.
한국로잔위 신학위원회(위원장 구성모 성결대 교수)는 15일 서울 동작구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19개 신학교 20여명 신학자들로 구성된 신학위는 최근 로잔운동의 신학적 문제를 제기한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지난달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한상협)와 세계기독교이단대책협의회가 로잔운동에 대해 제기한 핵심 키워드는 ‘신사도 운동’ ‘인터콥’ ‘종교 다원주의’다. 두 단체는 1989년 제2차 마닐라 로잔대회에 신사도 운동 주창자인 피터 와그너가 주 강사로 참석한 점을 지적했다. 또 교계에서 이단 규정문제로 일부 교단과 법정 소송 중인 선교단체 인터콥이 홈페이지에 로잔언약을 따른다는 것을 명시한 점 등을 문제로 삼았다.
신학위는 이런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두 단체는 1989년 제2차 마닐라 로잔대회에 피터 와그너가 참석한 점을 문제 삼으며 2011년 안희열 침례신학대 교수의 논문 ‘로잔운동이 세계선교에 끼친 영향과 한국교회가 나가야 할 방향’(선교와 신학, 117페이지)을 인용했는데 해당 논문에는 이 같은 내용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희열 교수는 “12년 전 제 논문을 다시 살펴봤는데 해당 내용은 전혀 기재되지 않았다. 원본을 파일로 소장하고 있다”며 “이것은 연구의 정직성 및 연구 윤리와 연관된 문제다. 제 이름이 거론됐기 때문에 향후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의논 중”이라고 밝혔다.
또 신학위는 제2차 마닐라 로잔대회에 피터 와그너는 주 강사로 참여하지 않았고 조지 오티스가 주 강사로 ‘도전적인 환경에서 교회’라는 주제로 강의했다고 밝혔다. 와그너가 1990년대 중반부터 ‘전략적 차원의 영적 전쟁’ ‘땅 밟기 기도’ ‘영적 도해’ 등의 비성경적 주장을 했으며 2001년 신사도 운동 용어를 사용하며 발전시켰다는 게 신학위 주장이다. 또 로잔대회 산물인 로잔 문서에 신사도 운동 관련 내용은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신학위는 입장문을 통해 “인터콥 홈페이지는 로잔언약뿐 아니라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을 따른다는 내용도 명시하는데, 이런 내용을 문제시할 경우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을 따르는 교파들과 신학교들도 문제가 있다는 논리가 성립된다”며 “로잔운동 문서들은 인터콥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으며 어떤 관계도 갖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신학위 신경규 고신대 교수는 “로잔운동은 복음주의운동으로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WCC나 WEA처럼 조직체가 아니며 세계선교를 결집하려는 운동”이라고 말했다. 최형근 서울신학대 교수도 “로잔운동은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등 연합기관이 성명을 발표하면 따라가는 입장”이라며 “인터콥이 홈페이지에 로잔언약을 따른다고 하는데 그것은 그들의 자유이기 때문에 문제 삼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2010년 제3차 케이프타운 로잔대회에 로마가톨릭교회, 정교회, WCC 대표들이 1000명이나 참관자로 참석한 점을 들면서 종교 다원주의에 대해 포용적이라고 주장한 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신학위는 “로잔문서를 자세하게 탐독하지 않고 왜곡해 기술한 다른 2~3차 자료들을 중심으로 로잔운동에 대해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동아시아 총무로 3차 대회에 참가한 최 교수는 “1000명이나 참석했다는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문서는 어디서도 제시되지 않는다”며 “3차 대회에 소수 WCC와 정교회 대표들이 참관인 자격으로 방문했다. 로잔운동은 에큐메니컬 운동에 대응해 일어난 운동으로 WCC의 신학적 견해와는 다르다”고 못 박았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