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영(충남당구연맹)이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한국 당구에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여자 선수 중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이신영이 처음이다.
이신영은 지난 14일(한국시간) 밤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제11회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5위 니시모토 유코(일본)를 30대 18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신영은 9년 전 2014년 대회에선 공동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엔 결승에 오르기까지 발자취도 남달랐다. 8강에선 세계랭킹 1위의 테레사 클롬펜하우어를 잡으며 기세를 올렸다. 당초 클롬펜하우어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이신영은 물오른 샷 감각으로 23이닝 만에 상대를 30대 14로 제압했다.
결승전 역시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6이닝 때 하이런 6점을 날리며 11-3으로 스코어 차이를 벌린 이신영은 9이닝까지 5점을 몰아치며 16-4로 앞서갔다. 후반전 한때 유코가 추격을 시도하긴 했지만 이신영은 곧바로 하이런 5점을 내며 따돌렸고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시상대에 선 후 눈물을 보인 이신영은 대한당구연맹을 통해 “우승의 기쁨에 애국가까지 흘러나오니 뭉클한 기분이 들어 눈물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함께 출전한 김하은(충북당구연맹)도 공동 3위에 오르며 세계선수권 첫 출전에 시상대에 올랐다. 한국 선수 2명이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 시상대에 오른 것 역시 이번이 최초다. 김하은은 “세계에서 가장 큰 무대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될 줄 몰랐다”며 “앞으로 더 많이 연습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신영과 김하은은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각각 세계랭킹 2위, 6위에 올랐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