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한 고급빌라에 거주하면서 고가의 슈퍼카를 여러 대 보유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SNS에 과시하던 유명 인플루언서가 구속됐다. 이 인플루언서는 샤넬 등 국내외 유명 브랜드의 제품을 모방한 이른바 ‘짝퉁’ 제품을 2만여점이나 제조·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특허청 기술디자인특별사법경찰(기술경찰)과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는 샤넬·타임·잉크 등 국내외 58개 기업 유명 브랜드 의류·신발·귀금속 모방품 2만여 점을 제조·유통한 혐의(디자인보호법·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로 법인 대표 A씨(34) 등 임직원 7명을 검거했다고 14일 밝혔다.
특히 유명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대표 A씨는 구속됐다. 함께 적발된 직원 6명도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최종적으로 기소유예 처분됐다.
A씨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모방품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12월부터는 조직적인 모방품 판매를 위해 법인을 세운 뒤 직원까지 채용했다. 모방품 제조는 국내 의류·신발·귀금속 제조·도매 업체와 해외 현지 업체에 맡겼다. 이들은 유명 브랜드 신상품을 구입한 뒤 이를 모방하고 반품하는 수법으로 모방품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단속을 피하려고 모방품에 자체 라벨을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누적 방문자 수가 1400만명에 이르는 인터넷 포털 블로그에서 패션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던 A씨는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제품을 홍보하고 구매자를 끌어들인 뒤 회원제로 모방품을 판매했다.
이들이 2020년 11월부터 3년간 제조·유통한 모방품은 정품가액 기준 344억원에 달한다. 기술경찰은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범죄수익환수팀 등과 협력해 A씨의 범죄수익 24억 3000만원 전액을 추징 보전했다. A씨 일당이 가지고 있던 모방품 600여 점도 증거물로 압수했다.
특히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호화로운 생활을 과시해왔다고 한다. 서울 강남의 고급 빌라에 거주했고, 고가의 슈퍼카를 여러 대 보유하고 있었다.
김시형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A씨는 디자인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첫 사례”라며 “지능화하는 지식재산권 범죄에 단호히 대응하고,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국고로 환수하는 등 범죄 동기를 강력하게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