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기독교인 절반 이상 “교회, 기후변화에 목소리 내야”

입력 2023-09-14 16:56
2014년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기후행진 참가자들이 팻말을 들고 거리 행진에 나서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전 지구적 기후변화에 교회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응답한 프랑스 기독교인이 절반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이들 중 90% 이상이 “지구를 돌보는 게 곧 이웃을 돌보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여론연구소(IFOP) 등이 진행한 최근 설문조사를 인용해 프랑스 기독교인의 기후변화 인식 결과를 공개했다.

이 조사에서 교회가 기후변화에 경고음을 내야 한다고 답한 개신교인은 58%, 천주교인은 52%에 달했다. 환경과 기후변화 관련 활동이 교회 사역과 공동체 활동에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는 데는 천주교인 92%, 개신교인 87%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기후변화로 세계 곳곳에서 홍수가 잦아졌다. 2016년 홍수로 물이 불어난 센강의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이들의 ‘생태 감수성’은 기독 신앙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를 돌보는 게 이웃을 돌보는 것’이라는 질문에 천주교인의 92%가, 개신교인 90%가 동의했다. ‘환경보호를 위한 행진 등에 참여한 적이 있다’고 답한 개신교인은 77%, 천주교인은 73%에 달했다.

개신교인의 경우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개인적 실천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였다. 개신교인 응답자의 80%는 “기후변화와 싸우기 위해 현재 생활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2016년 프랑스 알자스 스트라스부르의 길가에서 ‘대기오염으로 연간 5만명 사망’이란 팻말을 들고 환경오염의 폐해를 알리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다만 ‘성직자의 설교로 기후변화 대처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은 개신교인 33%, 천주교인 30%로 대체로 낮았다. 대신 두 응답자 그룹 모두 ‘해당 주제를 논의할 수 있는 전문가 초청’(42%)을 가장 바람직한 대안으로 꼽았다.

해당 조사에는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를 포함한 2000명의 프랑스 기독교인이 참여했다.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와 프랑스 개신교연맹에 따르면 현재 프랑스 인구의 29%는 천주교인이다. 개신교인은 3% 정도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