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전국철도노조와 한국철도(코레일)의 교섭이 결렬되면서 철도노조가 예정대로 14일 오전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철도노조와 코레일에 따르면 제1차 총파업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진행될 계획이다.
1차 총파업에는 필수유지인력 9000여명을 제외한 조합원 1만300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낮에는 서울·부산·대전 등 전국 5개 거점에서 수천명이 참여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도 개최했다.
현장에는 필수유지인력과 대체인력 5000여명 등 평시 대비 60%정도의 인력인 1만4000여명이 투입됐다. 대체인력 대부분은 열차운행 경험이 있고 비상상황 발생 시 대처능력을 갖춘 경력자들이라고 코레일은 설명했다.
파업의 영향으로 여객열차는 평시 대비 약 60~70%, 화물열차는 20% 수준으로 감축 운행한다. 수도권전철 운행률은 평시 대비 75% 수준이지만 출근 시간대는 90% 이상을 운행할 예정이다. 화물열차는 수출입 화물과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위주로 수송한다.
파업 첫날인 14일 취소된 열차는 KTX는 101대, 새마을호 36대, 무궁화호 81대, 광역전철 546대, 화물 138대 등 총 941대다. 14~17일까지 1170편의 운행계획이 취소된 상태다.
열차편이 크게 줄면서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세종에 거주하는 김모(37)씨는 “일 때문에 이번주 서울에 출장을 와 있는데 금요일 저녁 내려가는 열차표를 예매하지 못했다. 코레일 앱은 접속조차 안된다”며 “강남에서 버스를 타고 가야 할 것 같지만 파업때문에 사람이 버스로 몰릴 것 같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철도를 통한 물류 수송 역시 절반수준으로 급감했다.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의 경우 1대당 60TEU(1TEU=길이 6m 컨테이너 1개)를 왕복 운반할 수 있는 열차편이 10대에서 5대로 줄면서 하루 물류 총량이 600TEU에서 300TEU로 낮아졌다. 부산 신항역~경기 의왕 오봉역을 13회 운행했던 화물열차도 5회로 감소했다.
파업 기간 열차 이용 안내는 모바일 앱 ‘코레일톡’과 역·열차 안내방송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문희 코레일 사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이번 파업은 수서행 KTX 운행요구, 고속철도 통합 등 노사 교섭으로 해결할 수 없는 정부정책이 목적이기에 정당성이 없다”며 “국민의 편의와 철도의 공공성을 위해 파업은 철회돼야 한다. 가용 자원을 모두 활용하고 안전한 열차 운행을 위해 전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노사간 입장차가 여전한 만큼 제2차 파업의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철도노조는 현재 수서행 KTX 운행 등 공공철도 확대, 코레일의 성실 교섭 및 합의 이행, 4조 2교대 전면 시행 등 3개 안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쟁점 사안인 공공철도 확대의 경우 부산~수서 SRT 노선을 감축하면서 늘렸던 부산~서울 KTX 노선의 종착역을 수서역으로 변경하고, KTX와 SRT를 연결 운행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노조는 향후 국토부와 코레일의 입장 변화에 따라 제2차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철도정책과 시민의 요구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상황에서 철도노동자가 설 곳은 시민이 있는 곳”이라며 “시민의 편리와 동떨어진 국토부의 철도정책은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