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이 주목한 울산의 해양쓰레기 재활용 기업

입력 2023-09-14 11:00 수정 2023-09-14 11:12
변의현 우시산 대표가 울산시 남구 울산항만공사에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고래 인형을 손에 들고 활짝 웃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지난 13일 울산시 매암부두 앞, 바다 위 쓰레기를 수거하는 배(청소선) 위에 놓인 컨베이어 벨트가 ‘위이잉’ 요란한 소리를 내며 돌았다. 낙엽, 나뭇가지, 스티로폼 등이 딸려 올라왔다. 울산의 사회적 기업 ‘우시산’은 해양쓰레기를 재활용하는데 뜻을 두고 2015년 설립했다. 변의현 우시산 대표는 “고래 배 속으로 들어가는 플라스틱으로 고래를 살리는 일을 한다”고 사업 내용을 한 문장으로 말했다. 우시산은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인형, 의류 등의 다양한 제품을 만든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3월 신기업가정신협의회(ERT) 출범 1주년을 맞아 울산을 찾은 자리에서 우시산의 활동과 성과에 깊은 관심을 보였었다. 변 대표의 사업 소개를 듣고 나서 “신기업가정신은 사회 가치와 기업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봉사활동, 기부 등을 넘어 사회문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기업들의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했었다.

최 회장이 출범을 주도한 ERT는 지난해 발표한 ‘기업 선언문’에 ‘친환경 경영’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을 핵심 가치로 명시했다. 우시산은 지난해에 폐플라스틱 40.3t을 수거했다. 500㎖ 생수병 14만개 규모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은 폐플라스틱 102t을 거둬들여 새 제품으로 만들었다. 이산화탄소 상쇄 효과는 239.7t에 이른다. 30년생 편백나무 4만625그루를 심는 효과를 냈다.

우시산은 지역사회 장애인, 고령층과의 상생도 모색한다. 헌옷을 재활용하는 과정은 단추, 지퍼 등을 일일이 손으로 제거하는 작업을 요구한다. 이 공정을 울산 지역 장애인들이 맡는다. 우시산은 회사에 소속된 발달장애인 디자이너가 그린 고래 그림을 제품에 넣는다. 울산과 부산에 장애인·노인들이 일하는 페트병 파쇄 작업장도 갖췄다. 변 대표는 “13명의 정직원 가운데 어르신과 발달장애인 비율은 40%다. 협업하고 있는 장애인 훈련생은 25명이다. 이 가운데 숙련도가 높아지는 훈련생은 정직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