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자우림의 멤버 김윤아 측이 13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규탄글을 올린 것과 관련해 “정치적 입장을 피력한 것이 아니었다”며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와 아쉬움을 표한 것이었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김윤아를 향해 “개념 없는 연예인”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반응이다.
김윤아 소속사 인터파크 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당사와 아티스트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와 결부돼 논란이 되지 않기를 희망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윤아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소속사의 입장문을 공유했다.
이어 “아티스트에 대한 지나친 비방이나 명예훼손, 모욕 등의 위법행위는 자제해 주시길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김윤아는 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지난달 24일 인스타그램에 “오늘 같은 날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며 ‘RIP(Rest In Peace) 地球(지구)’라고 적힌 이미지를 게시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며칠 전부터 나는 분노에 휩싸여 있었다”며 “블레이드러너 +4년에 영화적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 방사능비가 그치지 않아 빛도 들지 않는 영화 속 LA의 풍경”이라고 적었다.
김윤아의 SNS 댓글창에 응원과 비판 의견이 동시에 쏟아지면서 게시글이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그러자 여권에서는 김윤아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났을 때 ‘처리도 안 된 오염수’가 방류됐다. 이번은 ‘처리수’다”라며 “그때는 왜 가만있고 지금 와서 분노하냐”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까지 가세했다. 김 대표는 지난 12일 “최근 어떤 밴드의 멤버가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 후에 ‘지옥이 생각난다’고 얘기한 것을 듣고서 ‘개념 연예인’이라고 하던데,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배우 김규리의 과거 ‘청산가리’ 발언도 소환했다. 김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할 때 어떤 배우가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청산가리를 입에 털어넣겠다’고 하면서 개념 연예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며 “그게 무슨 개념인지는 모르겠지만 기가 막힌 일들을 눈으로 목도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결국 불이익, 따돌림, 낙인찍기, 자기들끼리 이권 나눠먹기 카르텔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추측한다”고 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