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관련 단체·학회가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외부 이전 결정을 철회하라고 13일 촉구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더 이상 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로 강조했다.
한국역사연구회와 역사문제연구소, 역사학회 등 51개 단체는 이날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장군 흉상 철거 및 이전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에서 홍범도가 이끈 부대는 3·1운동 이후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부대였으며 독립 전쟁 주역”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홍 장군이 1927년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전력에 대해 “소련 공산당에 입당했기 때문에 문제라고 주장하지만, 일제강점기에 공산주의는 독립운동의 한 방편이었다”고 반박했다.
시대상황적으로 볼 때 당시 소련으로부터 독립운동에 필요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공산당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홍 장군 흉상을 이전하는 이유를 두고 “소련 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등 논란이 있는 분(홍 장군)을 육사 생도 교육 상징적인 건물중앙현관에서 기념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었다.
이들 단체는 홍 장군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데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홍 장군 흉상 철거가 일련의 ‘역사 부정’과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 깊이 우려한다”며 “육사 교내 홍 장군 흉상 철거(이전)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그러면서 “현 정부는 이승만 중심의 건국사만을 대한민국의정통으로 강조하고 그와 결이 다른 독립운동사를 배제하려 한다”며 “더 이상 역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