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천 한 빌라에 사는 김현구(가명·56)씨는 주차 자리를 찾는 데에만 평균 5분을 소모한다고 한다. 또 이웃 주민과의 주차 자리 문제로 새벽에 나간 경험도 잦다고 했다.
#2.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우정민(26)씨는 아파트 주차 공간이 부족해 인근 도로변에 주차했다가 주정차 위반으로 최근 과태료를 냈다.
원도심 주차난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고질적인 과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 교회가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13일 인천기독교총연합회(인기총·총회장 진유신 목사)에 따르면 인기총은 인천시(시장 유정복)와 협약을 맺고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산하 교회 부설주차장을 개방한다.
주차장을 개방하는 교회는 만수중앙감리교회(황규호 목사) 서인천순복음교회(김기성 목사) 서부중앙교회(원태경 목사) 성광교회(강재승 목사) 순복음중앙교회(진유신 목사) 숭의감리교회(이선목 목사) 신성교회(신윤진 목사) 은석교회(김종석 목사) 하늘소망교회(박흥부 목사) 향기로운교회(정일량 목사) 등 10곳이며 주차 용지는 총 157면이다.
인천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시 등록 차량이 140만대인데 비해 주차장은 147만면으로 집계됐다. 주차장 확보율은 등록 차량대비 104.6%로 7개 특·광역시 중 6위다. 특히 주택가 주차장 확보율은 74.7%로 10명 중 3명은 주차가 어려운 셈이다. 이렇게 주민들이 삶 속에서 가장 흔하게 겪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교회가 나선 것이다.
이번 주차장 개방에 동참하는 황규호 만수중앙감리교회 목사는 “교회가 지역 주민을 섬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장로님들과 성도분들께서도 기쁜 마음으로 동참하자는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사업이 퍼져 교회만을 위한 교회가 아닌 지역 사회를 위한 교회가 많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시민이 행복한 인천 구현을 위해 협조해 주신 한국교회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교회와 지자체가 손을 잡고 주차장을 개방하는 사례가 늘어 지역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광주 성지교회(이재환 목사)는 광주 서구청과 손잡고 평일에 100여대의 주차 공간을 개방했다. 서울 성북구 영천교회(안창운 목사)는 성북구도시관리공단과 협약을 맺어 거주자우선주차제로 5면의 주차장을 주·야간으로 운영한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