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목욕탕 화재’ 손가락 붙은 여경…동료 성금 잇따라

입력 2023-09-13 16:02 수정 2023-09-14 09:42
지난 1일 오후 부산 동구 한 목욕탕에서 화재로 인한 폭발이 발생해 화염이 시민들을 덮치고 있다. 부산 동구청 제공.

지난 1일 부산 동구의 목욕탕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를 수습하던 중 2차 폭발로 크게 다친 소방관과 경찰들을 돕기 위한 동료들의 도움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사고 당시 얼굴과 손 등에 화상을 입고 전문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부산 16개 경찰서 직장협의회 회장단은 “화마와 싸우는 동료를 도와주세요”라는 글을 동료들에게 전하며 모금에 나섰다. 지난 4일부터 진행된 모금과 개별 동료들이 자발적으로 낸 후원금은 현재 10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장단은 “동료들이 병원비 걱정 없이 온전히 치료에만 전념하고 완쾌해 자랑스러운 부산 경찰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1일 오후 부산 동구의 한 목욕탕에서 불이 나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협의회 등에 따르면 화재로 다친 경찰관 3명은 얼굴과 팔, 손에 화상을 입고 전문 병원에서 입원 치료받으며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보내고 있다.

화상을 입은 경찰관 중에는 한 달 전 결혼한 여성 경찰관도 있는데, 화염으로 손가락이 붙어 모르핀 주사를 맞아가며 수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경찰관은 손에 붕대를 감고 있어 간병인 도움 없이는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현재 공무원연금관리공단 간호비 지급 기준에 맞지 않아 공단으로부터는 간호비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루 간병비만 15만원에 달하고 매 일주일 단위로 비용을 결제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부산경찰청 측은 이 경찰관이 경찰복지기금 등으로 간호비를 전액 지원받을 수 있도록 결정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에서는 상처를 입은 경찰관의 간병비를 경찰복지기금과 다른 보험금 등으로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오전 부산 동구 목욕탕 화재 현장에서 소방과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이 합동 감식을 위한 사전 현황 파악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근무 중 다친 동료 경찰관을 돕는 전국 단위 모임인 ‘이제아픈동료를위하여(이아동)’ 역시 지난 8일 피해 경찰관 3명에게 1인당 300만 원씩 위로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항만소방서와 부산진소방서도 다친 소방관을 돕기 위해 각각 모금에 나섰다. 부산항만소방서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모금을 진행했고, 부산진소방서도 모금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1시40분쯤 부산 동구 좌천동 매축지 마을의 한 목욕탕 건물 지하 1층 지하실에서 30분 간격으로 2번의 폭발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 나섰던 소방관과 경찰관이 크게 다쳤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