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이 현 정부의 ‘홍범도 장군 지우기’ 움직임을 두고 “어이가 없다”며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
조진웅은 최근 군 당국을 중심으로 벌어진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논란에 대해 묻자 “질문에 답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도 처참하다”고 밝혔다고 뉴스토마토가 11일 보도했다.
조진웅은 “사람이 어떤 상황에 대한 의견이나 생각을 말할 때, 혹은 어떤 질문이나 의구심과 논란으로 말미암아 회자되어 구설이 될 때 논제가 정확하고 보편 타당해야 한다”며 “그러나 이 (홍범도 장군을 둘러싼 논란의) 상황은 정상 범주에서 논리 준함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질문의 발생자들이여, 진정 그대들은 목숨 걸고 이 나라를 일구게 한 선조 선배들의 큰 뜻을 헤아려나 보았는가”라며 “목숨을 담보로 지켜낸 이 땅에 우리는 당당하고 있는가, 이런 감정적 호소가 지금 이 시기에 마땅한 읍소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또 “난 가슴 아프지도, 주먹으로 맨땅을 치는 일도, 술을 먹고 한탄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그저 웃을란다. 어이가 없어 웃을란다. 참 웃퍼서(웃기고 슬퍼서) 고개를 들 수 없어 웃을란다”라고 전했다.
조진웅은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 국내 봉환에 국민 특사 자격으로 참여했고, 당시 과정은 KBS1 다큐멘터리 ‘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에서 공개됐다. 다큐멘터리에서 조진웅은 홍 장군이 머물던 카자흐스탄 내 ‘홍범도 거리’와 홍 장군이 수위로 근무하면서 말년을 보냈던 고려극장 등을 돌아봤다.
앞서 조진웅은 ‘암살’ ‘대장 김창수’ 등에서 독립투사를 연기했고, 이를 계기로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다.
조진웅의 소신 발언은 호응을 얻고 있다. 소설 ‘범도’ ‘독립운동가 22장면’ 등을 집필한 방현석 작가는 SNS에 “그의 용기에 뜨거운 응원을 보낸다. 국민 특사 조진웅 자랑스럽다. 이것이 국민 배우의 포스다”라고 적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