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이 이재명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찾아 눈물을 보이며 손수 “회복식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한 데 대해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공천받으려고 그런 것 같다”고 일축했다.
진 교수는 1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박 전 위원장의 눈물에 대해 “그로테스크(기괴)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 전 위원장이 그동안 이 대표를 비판하는 것으로 줄곧 자신의 존재감을 찾으려 했다면서 “박지현 그분의 스탠스라면 단식 농성을 비판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박 전 위원장이었다면 ‘이게 무슨 당을 위한 거냐. DJ 단식이냐, YS 단식이냐, 그런 것도 아니지 않으냐. 요구가 뭐냐. 방탄용 단식인데 하지 말아라. 싸우려면 다른 방식으로 싸우라’고 얘기해야 할 사람”이라며 “눈물 흘리면서 ‘회복식을 제가 만들어드릴게요’ 이건 뻔한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농성장 천막에서 이 대표를 만나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단식을 그만하시고 건강 회복하셔야 한다”며 “윤석열 정권의 폭정에 싸우려면 건강을 회복하셔야 한다. 같이 긴 호흡으로 싸워 나가자”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너무 수척해져서 짠한 마음에 눈물이 났다”며 “제가 전에 요리를 잘한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단식이 끝나면 제가 회복식도 만들어드릴 테니 얼른 단식을 중단해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의 ‘눈물’에 대해 민주당 내 친명·비명계 양측에서도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친명계인 정청래 최고위원은 1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박 전 비대위원장이 의외로 왔더라”며 “우는 건 좀 오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보통은) 눈물을 많이 참는데 그렇게 우는 경우는 좀 드물다”고 말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중간단계 없이 갑자기 저렇게 급반전되니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초현실적이고 좀 그로테스크해 보였다”고 평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이 이런 모습을 왜 연출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모르겠다. 너무 처연했든지, 연민이 들었든지”라고 답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