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다행히 파업을 면했다. 노사의 핵심 갈등 요인이었던 ‘정년 연장’에 대해서는 노사가 잠시 결론 맺기를 보류하기로 했다. 대신 현대차 노조는 역대 최고 수준의 임금 인상안을 끌어냈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6월 13일 임단협 상견례 이후 23번째 만남 만이다. 이로써 현대차 노조는 2019년 이후 5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뤄냈다.
합의안에는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경영 성과금 400%+1050만원, 주식 15주,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등이 담겼다. 기본급과 성과금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의견 차가 가장 크던 정년연장은 일단 봉합됐다. 회사가 노조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내년 상반기까지 정년연장 관련 정부 정책, 사회적 인식 변화로 법 개정 시 노사 협의 후 시행‘을 골자로 하는 별도 합의안을 마련키로 했다. 노조 입장에선 정년연장 요구를 이어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셈이다. 앞서 회사는 만 60세 정년퇴직인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시니어 촉탁제(숙련자 재고용 제도)’ 계약 기간을 최대 2년(1년+1년)까지 늘리는 추가 안을 제시했다. 사실상 2년의 정년 연장 효과가 있는 절충안이다. 임금피크제 수정안(마지막 근속 1년 임금 10%→5%로 감액)도 함께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만 64세 정년 연장이 아니고선 어떠한 제시안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러한 제시안을 완강히 거부했었다.
파격적인 저출산 대책도 담겼다. 기존의 출산 경조금(100만원)을 첫째 자녀 300만원, 둘째 400만원, 셋째 500만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노사는 또 2년에 걸쳐 생산직 800명을 신규 채용하는 데도 합의했다. 내년 500명을 채용하고, 2025년 300명을 충원할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노사 협상을 바라보는 고객과 협력사 등 많은 이해 관계자들의 걱정과 관심 속에서 노사가 대화를 통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