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한 체육관에서 퇴근 후 운동을 하던 경찰관들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한 40대 남성을 보고 빠르게 대처해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수사과 소속 하우승(32) 경사는 지난 7일 퇴근한 후인 오후 8시쯤 창원 마산회원구 한 체육관에서 배드민턴 동호회 활동에 참여했다.
운동하다 바람을 쐬러 나온 한 경사는 한 남성이 휘청거리며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하 경사는 곧바로 주위를 향해 “119를 불러 주세요”라고 소리치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하 경사의 구조요청에 두 남성이 빠르게 달려 나왔다. 같은 수사과 소속 심장훈(36) 경사와 산호파출소 소속 최민규(25) 순경이었다. 심 경사는 체육관을 뛰쳐 나와 심폐소생술을 도왔다.
최 순경은 119 신고 후 구급차가 원활하게 들어올 수 있게 시민들에게 주차된 차량을 빼 달라고 요청하며 주변을 정리했다.
세 경찰관의 빠른 대처에 쓰러진 남성은 현장에서 호흡을 되찾았다. 곧이어 도착한 119구급대로 병원에 이송됐고 무사히 의식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위기상황에서 미리 손발을 맞춘 듯했던 세 경찰관은 모두 같은 배드민턴 동호회 소속이다. 같은 부서인 하 경사와 심 경사가 민간 동호회에 가입했다가 그곳에서 활동하던 최 순경을 만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고 한다. 최 순경은 이후 경찰이 돼 두 경사와 동료가 됐다.
하 경사는 1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눈앞에서 시민이 쓰러지는 모습에) 처음엔 놀랐지만 몸이 먼저 반응했다.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면서 “(그분이) 괜찮아지셔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심 경사도 “당시 체육관에 있던 모든 사람이 각자의 역할을 했는데 주목을 받게 돼 부끄럽다”면서도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힘이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쓰러진 남성의 아내는 이후 경남경찰청 홈페이지 국민마당 게시판에 “(경찰관들) 덕분에 초기대응이 잘돼 뇌 손상 없이 시술을 잘 받을 수 있었다”며 감사의 글을 남겼다.
이서현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