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포유류 체세포 복제를 통해 복제양(羊)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 과학자 이언 윌멋이 사망했다. 향년 79세. 영국 에든버러대는 11일(현지시간) 줄기세포 연구의 기반을 마련한 윌멋 전 교수가 파킨슨병을 오랫동안 투병한 끝에 전날 사망했다고 밝혔다.
윌멋 전 교수는 1996년 에든버러대 로슬린연구소에서 키스 캠벨 전 교수와 함께 성체 세포에서 복제된 최초의 포유류인 돌리를 탄생시켰다. 돌리는 당시 6년생 양의 체세포에서 채취한 유전자를 핵이 제거된 다른 양의 난자와 결합해 대리모 자궁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탄생했다. 가수 돌리 파튼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돌리는 6년 7개월 동안 짧은 생을 살았고, 이후 진행성 폐질환이 나타나자 안락사됐다.
돌리 탄생을 계기로 동물 복제 연구가 본격화하고 파킨슨병 등 질병 치료법 개발에 대한 기대가 커진 한편, 생명 윤리를 둘러싼 논란도 벌어졌다. BBC는 “돌리 탄생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과학적 업적에 포함된다”고 평가했다.
윌멋 전 교수는 돌리 이후 복제 기술을 이용해 유전성 및 퇴행성 질환 치료를 위한 재생 의학에 쓰이는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전념했다. 그는 2008년 기사 작위를 받고 2012년 대학에서 은퇴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