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박소연 전 대표, 소주병 들고 경찰차 막다 구속

입력 2023-09-12 06:24 수정 2023-09-12 10:22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전 대표. 뉴시스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전 대표가 소주병을 들고 경찰차를 가로막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박 전 대표는 경찰서 유치장에서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춘천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박 전 대표를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전 대표는 지난 6일 오후 4시50분쯤 춘천시청 앞에서 형사기동대 차량 앞을 소주병을 들고 막아서는 등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시청 앞에서는 대한육견협회가 케어를 지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대한육견협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케어’는 불법을 고발한다고 주장하면서 국민 감성마케팅으로 후원금을 모금하는 국민 대사기극을 일삼고 있다”며 “춘천시는 도견장으로 허가받고 건축물등재와 사용 허가를 받은 도견장에서 개 도축이 바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리·감독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앞서 춘천시 한 도견장에서 개를 불법 도축한 정황이 발견된 후 케어·와치독 등 동물권단체가 지역 내 불법 개 도살장과 개 농장 단속·행정 처분 등을 요구하자 이에 반발해 열렸다.

불법 개 도살장 폐쇄를 요구하는 케어와 육견협회의 갈등은 고성이 오가는 등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박 전 대표와 회원 1명은 기자회견장을 벗어나려는 형사기동대 차량을 소주병을 들고 가로막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후 회원 1명은 석방됐지만, 박 전 대표에게는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케어 측은 육견협회 측 인사가 박 전 대표를 겨냥해 성적 모욕을 주는 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경찰 차량을 막아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0일부터 유치장 안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케어 측을 통해 공개한 편지에서 “희망이 없는 삶은 죽음보다 못하다”며 “나는 오늘부터 쓰러질 때까지 이 나라가 개도살금지를 더는 망설이지 않도록, 현행법대로 처벌하도록 단식으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2015~2018년 동물 치료비용을 줄이기 위해 동물 98마리를 안락사시킨 혐의(동물보호법 위반)로 기소돼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이 밖에도 해당 사건을 제보한 내부고발자의 신상을 SNS에 노출하고 전 집행부 구성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달 12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