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사건’ 1년 됐지만…지하철 직원 절반 “나 홀로 근무”

입력 2023-09-11 19:53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직장갑질119 관계자들이 11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1주기 모니터링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발생 1년이 됐지만, 지하철 역무원 절반가량은 여전히 ‘나 홀로 근무’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서울교통공사노조,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신당역 사건 1주기를 사흘 앞둔 11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당역 살인사건 1주기 모니터링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들 단체가 지난달 20~28일 서울교통공사 영업본부 현업 사무직 직원 1055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2인 1조 근무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교통공사는 신당역 사건 이후 재발방지책으로 2인 1조 근무 방침을 세웠었다. 그러나 응답자 대부분인 93.55%는 “회사의 2인 1조 대책 시행 이후에도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실제로 ‘2인 1조 출동·순찰 지침대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냐’는 질문에 4.08%만 ‘항상 그렇다’고 답했다. 응답자 절반인 49.57%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역무원 10명 중 7명은 역사 근무 중 안전을 충분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소란자, 취객 등으로부터의 위해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답변(복수 응답)이 804건으로 가장 많았다. 비상 상황에 혼자 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이유로 꼽은 답변도 362건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신당역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단독근무 방지하는 인력 충원’이 가장 필요하다는 답변(복수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이들 단체는 “안전 인력을 충원하고 노동 현장을 규율하는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