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여성을 쫓아가 추행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판사 심현욱)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9월 밤 울산 한 도로에서 처음 본 여성 B씨를 260m 가까이 뒤따라가 그의 턱을 만지고, 양팔로 껴안으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와 다투다가 그의 턱을 만졌지만, 추행은 아니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B씨가 자신의 지갑을 훔친 것으로 잘못 알고 따라가 말다툼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B씨 턱을 만졌기 때문에 성적 수치심을 느낄 만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다르게 판단했다.
A씨가 자신의 지갑을 되찾기 위해 B씨를 따라갔다면서도 정작 그와 다툴 때는 지갑 관련 언급은 하지 않았고, 오히려 B씨를 껴안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또 A씨가 B씨에게 “네가 좋아”라고 말한 내용도 확인했다.
재판부는 “A씨 행동은 지갑을 분실한 지갑을 찾으려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추행 범의가 있었던 것으로 본다”고 판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