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경남 양산의 ‘평산책방’에서 불과 80m 떨어진 곳에 ‘평산책빵’이라는 비슷한 이름의 가게가 오픈을 앞두고 있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 가게는 책 모양을 한 빵에 ‘평산책빵’이라는 문구를 넣어 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곳이어서 평산책방 관계자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8일 평산책방과 마을 주민 등에 따르면 평산책방으로 향하는 길목에 ‘평산책빵’이란 점포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15일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책 모양을 한 빵에 ‘평산책빵’이라는 문구를 넣어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인허가 절차도 모두 마쳤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과 이름이 유사해 혼란도 예상된다. 평산책빵 측은 상호와 관련해 평산책방 측과는 별다른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평산책방 관계자는 “이름 때문에 책방에서 운영하는 곳인 줄 알고 오해할까 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만 평산책빵 측은 마을 주민들과는 상의를 했다는 입장이다. 평산책빵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초기 단계부터 마을을 방문해 이장께 사업 내용과 상호명 등을 상의드렸다”며 “그날 마을 운영위원회도 마침 열린다고 하기에 혹여나 우려되는 부분이 있으면 연락달라고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종이 전혀 다른 것도 있고, 공사가 완료된 지금까지 별다른 말씀이 없으셔서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이해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평산책방 역시 카페에서 빵을 팔기 시작했다. 평산책방은 지난 7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평산책사랑방에서 ‘양산순쌀빵’을 만날 수 있다”며 “이 제품은 미래직업재활원에서 장애인 근로자가 직접 생산해 자립 및 자활을 돕는다”는 소식을 전했다. 마침 빵을 팔기 시작했는데, 바로 옆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평산책빵’이라는 상호의 가게가 등장한 것이다.
이를 두고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방만 빵으로 바꾼 게 괘씸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존경하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절대로 가게 이름을 저렇게 만들지 않을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책방 상호를 자신의 사업에 일방적으로 이용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