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설전을 벌였다. 특히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놓고 안 의원이 질의하고 한 장관이 되묻는 과정에서 날 선 공방이 오갔다.
안 의원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한 장관에게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고 물었다. 한 장관은 “여러 번 말했다. 제 임무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정치는 할 것인가”라며 총선 출마 여부를 거듭 묻는 취지로 다시 질문했다. 한 장관은 “대정부질문에서 그런 문제를 물을 것은 아니다. 의원님은 출마하느냐”고 되물었다. 안 의원은 “저는 한다”고 했고, 한 장관은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안 의원은 “그런 답변 태도가 문제다. 한 장관처럼 국회의원들과 싸우는 장관을 본 적이 없다. 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그것은) 의원님의 평가다. 제가 판단해 잘 답변하겠다”고 되받았다.
안 의원은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이 그동안 했던 무례한 발언, 동료 국회의원들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 일련의 불순한 태도에 대한 사과를 정중히 할 기회를 주려 한 것”이라며 “국회에 싸우러 왔는가. 국민이 우습나. 국민이 두렵지 않은가. 그동안의 발언이나 태도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느냐”고 몰아쳤다.
한 장관은 “의원님은 민원인에게 욕설을 한 분이 아닌가. 지역구에 욕설 문자를 보낸 분이지 않은가. 그런 분이 여기에 와서 누구를 가르치려고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제가 안 의원에게 그런 식의 훈계를 들을 생각은 없다”고 받아쳤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 안 의원을 “윤지오라는 사람을 공익제보자로 치켜세우면서 공익제보 제도의 존재 가치를 무너뜨린 분”이라고 지적한 뒤 “의원 질의 내용에 대해 수긍하지 못하는 점이 많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려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윤지오씨는 고(故) 장자연 사건의 공익제보자를 자처했던 배우다. 안 의원은 2019년 동료 의원들과 함께 ‘윤지오와 함께하는 국회의원 모임’을 결성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격론만 주고받는 안 의원과 한 장관을 향해 본회의장에서 고성이 터져나왔다. 안 의원은 김영주 국회부의장에게 “한 장관의 사과 전에는 질의하지 않겠다”고 사과를 받아 달라고 요청했다.
김 부의장은 “안 의원이 정치 출마를 질문한 것은 대정부질문에 적절하지 않다. 한 장관도 답변을 공손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며 중재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