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 속에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가치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전날 역내 위안·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0.0117위안 오른 7.3297위안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07년 12월 26일(종가 기준 7.3497위안)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장 초반에는 7.3417위안까지 뛰었다. 역외 위안·달러 환율도 전날 장중 7.3612위안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10월 25일(7.3749위안)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의 지나친 하락을 막기 위해 고시환율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등을 통해 시장개입에 나서고 있다. 국영은행은 달러화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는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안화 가치 하락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중국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게리 응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 상황이 실질적으로 개선되기 전까지 위안화 가치 하락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엔저 현상’도 장기화 중이다. 교도통신은 이날 “엔·달러 환율이 장중 147.87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새로 썼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기자회견에서 “긴장감을 갖고 외환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간다 마사토 재무성 재무관도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겠다”며 구두개입에 나선 바 있지만 엔화 반등을 끌어내진 못했다.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엔·달러 환율이 내년에 155엔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170엔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