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해 오는 9일 검찰에 출석 의사를 밝혔다. 출석일을 확정하면 이 대표는 5번째 검찰 소환조사를 받게 된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7일 국회 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9일 수원지검에 출석한다”며 “검찰이 번번이 국회를 무시하더니 급기야 이 대표에게 정기국회 출석 의무도 포기하고 나오라는 사상 초유의 강압 소환을 요구했다. 검찰이 요구한 출석일자는 윤석열정부의 실정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대정부 질문 기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이 규정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부정하는 검찰의 반헌법적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저들이 저열하게 행동할 때 우리는 정대하게 나아가겠다”며 “이 대표는 대정부 질문이 끝난 직후인 9일 검찰에 출석해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소환에 당당히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와 검찰은 출석 일정과 방식을 놓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민주당에서 이 대표의 출석일로 지정한 9일은 검찰이 가장 최근 요구한 날짜와 부합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검찰로부터 같은 달 30일 소환 통보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무로 시간을 낼 수 없다”며 검찰의 통보 이튿날인 지난달 24일 조사를 받겠다고 회신했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이 대표에게 9월로 넘어간 ‘4일 출석’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검찰에서 ‘4일 출석’에 응할 의사를 밝혔지만 조사 시간을 ‘오전 중’으로 제한했다. 당시 검찰은 “오전 중 2시간 만에 조사를 중단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검찰은 지난 6일 이 대표 측 변호인으로부터 ‘12일 출석’ 통보를 받은 사실을 알리며 ‘7~9일 사이 출석’을 요구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은 2019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북한 스마트팜 조성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 당시 북측에서 요구한 경기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포함해 모두 800만 달러의 도 비용을 대납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가 쌍방울그룹의 대납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제3자뇌물 혐의로 입건했다. 이 대표는 검찰의 입건 당시 “황당한 얘기”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