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文부친 친일파 아니냐” 박민식 고발키로

입력 2023-09-06 15:28
문재인 전 대통령. 국민일보 DB

문재인 전 대통령이 6일 자신의 부친을 겨냥해 “친일파가 아니냐”고 발언한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고발키로 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제강점기 만주군 간도특설대 복무 이력이 있는 백선엽 장군은 친일파가 아니라는 주장을 펴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친은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했는데 친일파가 아니냐”고 말했다.

박 장관은 “백선엽이 스물 몇 살 때 친일파라고 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부친인 문용형 그분도 거의 나이가 똑같다. 그 당시 흥남시 농업계장을 했다”며 “흥남시 농업계장은 친일파가 아니고 백선엽 만주군관학교 소위는 친일파냐. 어떤 근거로 그렇게 한쪽은 친일파가 돼야 하고 한쪽은 친일파가 안 돼야 하느냐”고 말했다.

박 장관의 발언을 놓고 여야 간 격론이 벌어졌다. 정무위원장인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지금 장관께서 너무 오버하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후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전 대통령은 박 장관을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친일파라는 박 장관의 주장은 완벽한 거짓”이라며 “문 전 대통령의 부친이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하신 것은 일제 치하가 아니라 해방 후의 일이기 때문이다. 유엔군이 진주한 기간에는 짧게나마 농업과장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어 “문 전 대통령의 책 ‘운명’에도 상세히 나와 있는 만큼 박 장관이 모르고 이런 주장을 했을 리가 없다”며 “그런 점에서 박 장관의 발언은 고인에 대한 대단히 악의적인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또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가 아무리 전직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공세를 취한다고 해도, 돌아가신 분에 대해서까지 근거 없이 친일파로 매도하는 일은 있어선 안 되고 분명히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