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男 구속기소…檢 “조폭모임 의혹도 수사”

입력 2023-09-06 10:57 수정 2023-09-06 13:04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치어 중상을 입힌 20대 남성 신모씨가 18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마약류 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행인을 친 신모(27)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그의 조직폭력범죄 가담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준호)는 6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주치상·위험운전치상) 등 혐의로 신씨를 구속 기소했다. 중고차 딜러인 신씨는 과거 마약범죄 전력이 두 차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신씨는 지난달 2일 슈링크 시술(피부탄력개선)을 빙자해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의약품을 2회 투약, 수면 마취를 받고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롤스로이스 승용차를 100m가량 운행했다.

그러던 중 신씨는 동호대교 하단 벽면을 들이받고 급격히 오른쪽으로 핸들을 틀며 가속페달을 밟아 보도를 침범하면서 피해자 A씨(26·여)를 친 후 피해자에게 뇌사 등 전치 24주 이상 상해를 입게 했음에도 구호조치 없이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신씨는 교통사고 발생 후 행인들이 달려와 A씨를 차량 밑에서 꺼내려 할 때도 차량에 앉아 휴대전화를 조작하고 있었다. 이후 건물 외벽 잔해물만 일부 치우다 차에 깔린 A씨를 그대로 둔 채 사고 현장을 이탈했다.

이와 관련해 신씨는 본인이 치료받은 성형외과에 피해자 구조를 요청하고자 사고 현장을 떠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은 그가 병원 측과 약물투약 관련 말 맞추기를 위해 사고 현장을 이탈한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역 인근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을 몰다 인도를 덮쳐 20대 여성에게 중상을 입힌 가해자가 사고 직후 차에서 나와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앞서 검찰은 지난달 21일 신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1억3000만원 상당의 현금을 발견했다. 검찰은 이 돈을 ‘MZ 조폭 또래 모임’에서 온라인 도박 사이트 운영 등 다수의 불법사업을 하며 벌어들인 범죄수익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신씨의 ‘조폭 또래모임’ 연관성, 기타 범행 여부 등 각종 의혹을 철저히 수사 중이며, 경찰도 신씨가 의료기관에서 상습적으로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공판절차에도 극심한 피해를 당한 피해자와 가족에게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공소유지 및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 피고인의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