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동생이 휘둔 흉기에 찔리고도 그를 위해 법정에서 위증을 한 형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았다.
창원지법 형사3-2부(부장판사 이상훈)는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쌍둥이 동생 B씨 살인미수 사건 증인으로 출석해 “동생이 한두 번 겁주려고 자신을 찔렀으며, 나머지 상처는 자해한 것”이라고 위증한 혐의로 기소됐다.
B씨는 지난해 1월 A씨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아왔다.
B씨는 지난해 3~5월 면회를 온 A씨에게 “살인미수를 특수상해로 바꿔야 한다”며 “살해 의도 없이 한두 번 정도 약하게 찔렀다고 증언해야 한다”고 부탁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12일 열린 공판 증인으로 나와 동생 말대로 증언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A씨가 위증한 내용은 살인사건 미수 핵심적인 사항으로 B씨가 쌍둥이 동생이라는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죄질이 좋지 못하다”며 A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위증을 교사한 B씨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일정 기간 구금을 통해 나름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며 “동생이 무겁게 처벌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거짓으로 증언한 것으로, 그 경위에 있어 조금이나마 참작할 여지가 있다”고 판결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