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전기차 격전지’로 떠오르는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올라섰다. 올해 팔린 전기차 2대 중 1대는 현대차의 차량이다.
현대차는 올해 1~7월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3913대를 판매해 점유율 56.5%를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1위였던 중국 우링자동차(28%)를 2위로 밀어냈다. 3위는 일본 토요타(5%)다. 아이오닉5가 판매량을 견인했다. 아이오닉5는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생산하는 유일한 수입 전기차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준공식을 방문해 “아이오닉5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새로운 전기차 격전지로 부상하는 국가다. 원자재를 잔뜩 보유하고 있어 공급망 붕괴로 인한 조달 문제 우려가 적을뿐더러 인구 규모 4위 국가로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도 크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주도적으로 전기차 대전환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완성차 입장에선 매력적인 요인이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한때 중국 베이징과 인도 뉴델리를 제치고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로 평가됐다. 이 때문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 보급에 팔소매를 걷어부쳤고 특히 자카르타는 2025년까지 전체 자동차 생산 중 20%는 전기차를 만드는 게 목표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를 전진 기지 삼아 전기차를 앞세워 ‘일본 텃밭’인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현지 최대 유통업체 ‘리뽀몰 인도네시아’와 전기차 충전소 확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인도네시아 전역에 위치한 리뽀몰의 대형쇼핑몰 52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최근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국제모터쇼(GIIAS) 2023’에서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인 아이오닉6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