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예산 삭감 저지” 전북 정치권 삭발 투쟁 나섰다

입력 2023-09-05 14:39
전북도의회 이정린 부의장과 김만기 부의장 등 의원 14명이 5일 전북도의회 청사 앞에서 새만금 예산 전면 복원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갖고 있다. 전북도의회 제공.

새만금 예산의 대폭 삭감을 저지하기 위해 전북 정치권이 삭발 투쟁에 나섰다. 이와 관련 정부가 잼버리 파행을 계기로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대폭 삭감을 갑작스럽게 보복성으로 추진한 정황이 드러났다.

전북도의회 이정린 부의장과 김만기 부의장 등 의원 14명은 5일 전북도의회 청사 앞에서 새만금 예산 전면 복원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의원들은 “새만금 사업 관련 예산 78% 삭감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예산폭력이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도민의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삭발 투쟁에 나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북도를 향한 잼버리 파행 책임에 따른 정치공세가 도를 넘더니 급기야 새만금 SOC 예산이 난도질당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새만금에 대한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예산을 살려 내라”고 촉구했다.

국주영은 의장은 결의문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내세운 공약을 즉시 이행할 수 있도록 새만금사업을 향해 있는 혐오의 잣대를 당장 거두고 새만금 예산을 즉시 복원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7일 국회에서 삭발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전북 14개 시‧군 광역·기초의원들도 삭발과 단식 투쟁을 병행해 나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기획재정부가 잼버리 파행 이후 새만금 예산을 졸속으로 대폭 삭감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전주갑)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성과계획서’를 검토한 결과 “새만금의 공항, 철도, 항만 등 주요 사업별 설명 내용과 실제 국회에 제출한 정부 편성 내용이 서로 다른 흔적이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

실제로 해양수산부의 성과계획서를 보면 ‘2024년 재정운용 방향’을 설명하면서 ‘물류 인프라’의 항만시설 확충 사업 사례로 새만금 신항 예산을 1677억원으로 적시했지만 정부안에는 4분의 1 수준인 438억만 반영했다.

또 국토교통부의 성과계획서에 작성된 새만금 국제공항의 경우 ‘2022년 6월 기본계획 수립·고시 후 2024년 하반기 착공 예정인 새만금 신공항은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 공사비를 연차별 계획에 맞추어 적기 편성’이라고 설명했지만, 정부안은 공사비가 전액 삭감된 채 65억 5000만원만 반영됐다. 중기재정계획상 투자계획대로라면 내년도 사업비는 790억원 정도 반영됐어야 했다.

새만금신항 인입철도 건설사업 역시 ‘철도 물류인프라 확충을 위해 추진’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상 정부안의 철도건설 계속 사업 중 이 사업엔 유일하게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

김 의원은 “사업설명과 편성내용이 전혀 맞지 않은 것은 급작스럽게 잼버리에 대한 보복으로 삭감했다는 증거가 되는 것”이라며 “전북 정치권 그리고 도민과 합심해 불법적이고 보복성으로 삭감된 새만금사업 예산을 제자리에 돌려놓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