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기 귀찮아서”…만리장성 무너뜨린 中인부들

입력 2023-09-05 13:18
중국인 2명이 지름길을 만들기 위해 만리장성을 허문 모습. 유위현 공안국

중국 명나라 때 축조한 만리장성의 일부가 공사장 인부들에 의해 허물어지는 일이 벌어졌다. 공사장을 가기 위한 지름길을 내려고 굴착기로 성벽을 뚫은 것이다.

5일 북경일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산시(山西)성 숴저우 유위현의 만리장성에 속하는 ‘32 장성’의 토성 일부 구간이 훼손됐다.

현지 공안당국은 지난달 24일 장성을 훼손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대형 굴착기로 장성을 허문 정모(38)씨와 왕모(55)씨 등 인부 두 명을 체포해 형사 구류하고, 훼손 경위를 조사 중이다.

중국인 2명이 지름길을 만들기 위해 만리장성을 허문 모습. 유위현 공안국

이들은 멀리 돌아가는 것이 번거로워 장성을 허물어 길을 냈다고 진술했다. 이들이 허문 장성의 폭은 차량 두 대가 교차 운행할 수 있는 규모였다. 중국 관영매체 CCTV는 이들이 ‘만리장성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혔다’고 전했다.

주변에 32개 마을이 있어 명명된 32 장성은 명나라가 북방 세력의 침입을 막기 위해 유위현 화린산 일대에 흙으로 축조한 만리장성의 일부다. 토성과 봉화대가 원형을 유지, 산시성 내 만리장성 가운데 보존 가치가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32 장성은 중국 국가급 명승지로 등록됐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도 등재돼 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