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노인 비 막아준 ‘우산 천사’…‘현금 3만원’도 뽑아 줬다

입력 2023-09-05 05:42 수정 2023-09-05 10:22
한 여성이 지난달 29일 비를 맞으며 빈 수레를 끌고 가는 노인에게 우산을 씌어주며 함께 걷고 있다. 이 여성의 한쪽 어깨와 비닐 장바구니는 비에 흠뻑 젖었다. 경기일보 제공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수레를 끌고 가는 노인에게 우산을 씌어준 여성의 모습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우산 천사’라는 별명이 붙은 이 여성은 노인에게 현금까지 뽑아 건넨 사실도 추가로 알려졌다. 자신의 선행이 화제가 되자 이 여성은 “기독교 신앙이 있어서 해야 될 것 당연히 했다고 전해 달라”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경기일보는 지난달 30일자 1면에 ‘폐지 어르신에 우산 내어준 천사’라는 제목으로 사진을 보도했다. 해당 사진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나가면서 ‘우산 천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산에서 촬영됐다.

한 여성이 지난달 29일 비를 맞으며 빈 수레를 끌고 가는 노인에게 우산을 씌어주며 함께 걷고 있다. 이 여성의 한쪽 어깨와 비닐 장바구니는 비에 흠뻑 젖었다. 경기일보 제공

사진 속 우산 밖으로 삐져나온 여성의 한쪽 어깨와 몸은 비를 맞아 다 젖어 있었다. A씨는 이 노인과 함께 약 1㎞를 걸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선행이 화제가 되자 연합뉴스TV는 지난 1일 당시 A씨와 우산을 나눠 썼던 노인을 인터뷰했다.

사진 속 노인이 '우산 천사'로 알려진 여성의 선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TV 유튜브 캡처

도움을 받았던 80대 노인은 “아주 고마웠다. 상당히 고맙더라”라며 “비가 와서 리어카를 갖다 놓고 밥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노인은 “잠깐 기다리라고 해서 마트 가서 돈까지 뽑아서 현금 3만원을 주시더라”며 A씨의 선행을 알렸다.

A씨는 슬하에 자녀를 둔 엄마로 교육계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자신의 선행이 주목받는 것을 부담스러워 했다. A씨 가족은 선행과 관련해 “부담스러워 (A가 인터뷰를) 거부했다. 사진 나온 것도 부담스럽다고 한다”라며 “기독교 신앙이 있어서 해야 될 걸 당연히 했다고 전해 달라고 한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