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4일 북한이 국내 반정부세력이나 지하망에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라’는 지령을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규현 국정원장은 이날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오염수와 관련한 북한 반응이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게 아니냐’는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고 정보위 여당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김 원장은 “북한은 현재 국내 공조세력이나 지하망에 (오염수 방류) 반대 활동을 하도록 하는 지령을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말한 ‘국내 공조세력’에 대해 유 의원은 “대한민국, 남한의 반정부세력”이라고 설명했다.
국정원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 등과 관련해 “북한이 전쟁을 한다면 재래식과 전술핵무기가 결합된 단기전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 명백해 보인다”고 보고했다고 유 의원이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1일 ‘남한 점령’을 목표로 한 전군지휘훈련이 29일부터 실시 중이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를 찾아 훈련 진행 상황을 챙겼다고 전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작전 지도에서 충남 계룡대 부근을 지휘봉으로 가리키는 장면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달 30일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은 동해상으로 360여㎞ 날아갔는데, 발사 방향을 남쪽으로 돌리면 탄착 지점이 계룡대와 거의 일치한다.
이와 관련해 국정원은 “외부적으로 볼 때는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에 대한 대응 성격을 보이는 듯하나, 김 위원장의 행보와 북한 전력을 볼 때 북한은 만일 전쟁을 한다면 장기전은 불가능하고 속전속결의 단기전으로 전쟁을 치르려는 의지가 강하게 보인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아울러 지난 7월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북한 측에 북·중·러 연합훈련을 공식 제의했다고 정보위에서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김 원장은 “쇼이구 장관이 김 위원장 면담 당시 아마 연합훈련에 대한 공식 제의를 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은 북한이 ‘전승절’로 부르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 70주년을 맞아 7월 25~27일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앞서 국정원은 “쇼이구 장관이 김 위원장과 단독 면담해 큰 틀의 군사협력 방안에 합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