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이 기업가치 14억달러(약 1조8480억원)를 달성해 유니콘 기업 대열에 올라섰다. 최근 삼성, 구글, 엔비디아 등 굴지의 기업에게서 1억5500만달러(약 2000억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좀처럼 알려지지 않은 이 스타트업은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테크 관련 매체 테크크런치는 이스라엘의 AI 스타트업인 ‘AI21 랩스’가 1억5500만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4일 보도했다. 2017년 설립된 AI21 랩스는 지난해 7월 6400만달러(약 845억원)를 유치해 현재까지 투입된 투자금만 2억8300만달러(약 3735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AI21 랩스의 자체 LLM인 ‘쥐라식-2(Jurassic-2)’이 챗GPT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오픈AI’나 알파고로 유명한 구글의 ‘딥마인드’에 견줄 만큼 크고 짜임새 있는 LLM이라고 평가한다. LLM은 생성형 AI 모델의 ‘데이터 인프라’ 역할을 한다. 쥐라식-2의 매개변수는 1780억개다. 챗GPT의 LLM인 ‘GPT-3’도 매개변수가 1750억개 지만 쥐라식-2의 LLM의 어휘가 5배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개변수가 많을수록 AI의 성능이 좋아져 이용자에게 더 정확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
AI21 랩스의 AI 답변 방식은 라지, 그란데, 점보와 같이 이용자의 필요에 맞는 양을 제공한다. 이미 사전에 학습된 정보들로 답변을 구성하는 생성형 AI와 달리 최신 정보를 학습해 답변하는 것이 강점이다. 다국어를 지원하는 AI 글쓰기 도우미인 ‘워드튠(Wordtune)’도 있다. 이용자가 문장을 작성하면 글쓰기의 목적에 맞게 수정하거나 다른 문장을 추천해준다.
현재 AI 랩스의 생성형 AI는 10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또 기업 간 거래(B2B)로 포춘 100대 기업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I 랩스에 투자한 젠슨 황 엔비디아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AI21 랩스의 생성형 AI를 통해 기업들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