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한 항공사가 기내에 어른만 이용 가능한 좌석을 판매하겠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유럽 항공사가 일정 나이 미만의 어린이의 출입을 제한하는 이른바 ‘노키즈존’을 도입하기는 처음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튀르키예에 본사를 둔 코렌돈 항공은 오는 11월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카리브해 퀴라소 노선에 ‘성인 전용 구역’을 도입한다. 성인 전용구역은 16세 이상 승객만 이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항공사 측은 432석의 에어버스 A350 앞쪽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역 구분은 벽과 커튼 등으로 분리된다. 좌석 수는 일반 좌석 93석과 넓은 좌석 9석 등 100여 석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 구역 이용을 원하는 고객은 별도의 추가 비용을 내면 된다. 편도로는 45유로(약 6만5000원)에서 57유로(약 8만1000원) 정도의 요금이 든다. 넓은 좌석의 경우는 100유로(14만2000원)의 추가 금액이 발생한다. 항공사 측은 “조용한 환경에서 일하기를 원하는 승객들을 위해 마련했다”며 “아이와 동행한 부모들은 다른 승객의 여행을 방해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아티레이 우슬루 코렌돈 항공 대표는 “우리는 항공기를 이용하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키즈존을 도입한 항공사는 코렌돈항공이 처음은 아니다. 에어아시아 엑스는 2012년 말부터 12세 이상 승객을 위한 ‘콰이어트 존(조용한 구역)’을 만들었다. 싱가포르 스쿠트항공은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승객을 위해 ‘스쿠팅 사일런스’ 좌석을 도입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 같은 좌석 도입이 쉽지 않은 분위기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저출산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노키즈존을 도입하는 건 흐름을 역행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항공사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국내에선 도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