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을 비판한 문재인 전 대통령 향해 “전직 대통령이 지나치게 나서는 것이 문제”라고 4일 쏘아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문 전 대통령 발언에 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이 문제는 대통령실이 나서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다”며 이 같이 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3일 페이스북에서 홍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언급하며 “이 정도로 논란이 커졌으면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어 “일제 탄압으로 만주에서 연해주로 쫓겨나 소련 땅에 의탁하지 않을 수 없었던 독립군 부대 간난신고는 풍찬노숙으로 떠돌면서도 무장 독립투쟁을 계속해 나가려는 불굴 의지의 표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 시기 불가피했던 소련과의 협력을 이유로 독립전쟁 위업을 폄훼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남루하고 편협한 나라로 떨어지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 전 대통령은 국방부가 홍 장군 1927년 소련 공산당 가입 전력을 흉상 철거 주된 이유로 든 점을 비판한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대통령실을 향해 “흉상 철거 계획을 철회해 역사와 선열에 부끄럽지 않게 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육사는 학내 설치된 홍 장군 등 독립운동가 6명 흉상 중 홍 장군 흉상은 외부로 옮기고, 나머지는 교내 다른 곳으로 이전키로 지난달 31일 결정했다.
육사는 “각계각층 의견을 고려해, 홍 장군 흉상은 육사 정체성과 독립투사로서 예우를 동시에 고려해 육사 외 독립운동 업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장소로 이전한다”고 설명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