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친북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도쿄에서 주최한 관동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식에 참석한 것을 연일 맹비난하며 윤 의원의 제명을 촉구했다.
윤 의원은 지난 1일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이 주최한 추념식에는 참석하지 않고 조총련 주최 행사에 참석했다. 윤 의원은 지난달 30일 일본에 입국하는 과정에서 주일대사관의 차량 지원을 받았다. 윤 의원이 참석한 추모식에서 고덕우 조총련 도쿄본부위원장은 한국 정부를 ‘남조선 괴뢰도당’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뿐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총련은 한국 정부를) ‘남조선 괴뢰도당’이라고 일컫는 반국가단체인데 (윤 의원이) 일본까지 넘어가 (조총련 행사에) 함께한다는 것은 몸은 서울에 있지만 마음은 다른 데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윤 의원을 향해 “대한민국 국회의원은커녕 국민 자격도 없다”고 했던 국민의힘이 맹폭을 이어간 것이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윤 의원의 제명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며 “국민의 혈세를 받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우리 정부의 도움을 받아 일본에 입국해 행사에 참석하고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단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비난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공산전체주의 세력이 한·미·일 협력체계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험에 빠뜨릴 것처럼 호도한다’고 했으니 정작 멀지 않은 곳에 그 세력이 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일 윤 대통령의 국립외교원 60주년 기념식 축사를 언급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리의 자유는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다. 공산전체주의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세력, 반국가세력은 반일 감정을 선동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강 수석대변인은 “당장 올해만도 숱한 간첩단 사건들이 속속 드러나는 마당에 여전히 현실을 부정하며 ‘이념 논쟁’ 운운하는 민주당은 국민께 백번 사죄해야 한다”며 “결국 지난 정권부터 이어져 온 이런 안일한 인식이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반국가세력들이 활개를 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외교부는 “윤 의원의 조총련 관련 행사 참석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의원이 조총련 행사 참석에 앞서 외교부와 주일대사관으로부터 입국 수속 및 차량 등을 지원받은 것에 대해서는 “국회사무처 공문에는 조총련 관련 행사라고 명기돼 있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윤 의원이 앞서 몸담았던 민주당은 말을 아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의원의 조총련 행사 참석과 관련해 당 차원의 논의 자체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민지 권중혁 신용일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