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가치와 영화의 결합을 보여준 ‘제20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SIAFF)가 오는 14일 개막한다.
SIAFF 조직위원회는 지난 31일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올해 영화제가 20번째 생일을 맞이함에 따라 주제를 ‘History’(역사)로 정했다. 그동안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미래 문화선교의 방향성을 준비하자는 의미에서다. 슬로건은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시선’으로 정했다.
제20회 SIAFF에서는 총 15편의 작품이 엿새에 걸쳐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는 모든 영화마다 씨네토크가 준비돼 있다. 단순 관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화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고 깊은 대화를 나누기 위한 취지다.
배혜화 SIAFF 집행위원장은 “20회를 맞이하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지금껏 열심히 달려왔지만 여전히 파노라마처럼 아쉬웠던 점이 스쳐지나간다. 계속해서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추상미 SIAFF 부집행위원장은 “최근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에서 기독교를 비판하고 비난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며 “하지만 기독교인은 문화 매체에 복음의 가치를 담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SIAFF가 그 터전이 될 것 같다”면서 “양적 확장보다는 질적 확장이 이뤄져야 한다. 한국교회가 영화라는 매개체를 통해 복음을 전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개막작은 ‘지저스 레볼루션’이다. 미국 기독교 영화계의 선두주자인 어윈 브라더스가 연출한 영화로, 1970년대 미국 10대 히피 공동체를 중심으로 일어났던 영적 대각성 운동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올해 초 개봉 당시 미국 박스 오피스 3위를 기록하는 등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은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영화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폐막작으로는 일본의 ‘마이 대디’를 선보인다. 일본 영화에서 흔히 찾아볼 수 없는 기독교 영화다. 작은 교회 목사인 ‘카즈오’를 통해 기독교의 진정한 사랑을 표현해냈다.
올해는 특별히 ‘다문화’ ‘이민자’ ‘난민’ ‘생명 존중’ ‘입양’ 등 사회적 약자의 고충과 아픔을 그린 작품이 주를 이룬다. 덴마크 가정에 입양된 한국인 입양아가 정체성을 찾아 나서는 ‘조용한 이주’와 쿠르드족의 일본 이주 여정을 그린 ‘나의 작은 나라’, 죽음을 앞둔 어머니와의 마지막 이야기를 담은 ‘커밍 홈 어게인’ 등이 초대됐다.
아울러 SIAFF는 영화제 최초로 부부 홍보대사를 위촉했다. 배우 리키김, 류승주가 주인공이다. 개막식은 14일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 화암홀에서 진행되며, 이외에 모든 작품은 필름포럼 1관에서 상영된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