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과 공무원, 시민 등 24명이 부상한 부산 동구 목욕탕 폭발 사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다.
1일 부산 동구청이 공개한 사고 현장 주변 CCTV 영상을 보면 1차 폭발은 소방당국에 최초로 화재 신고가 접수된 이날 오후 1시40분에 발생했다. 주택가 한복판에서 거대한 화염이 뿜어져 나오자 놀란 주민들이 인근 상가와 주택에서 뛰쳐나왔다.
이후 화재 진압이 진행 중이던 오후 2시13분쯤 1차 폭발 때보다 몇 배나 큰 화염이 골목길로 뿜어져 나왔다. 이 화염은 소방대원은 물론 우산을 쓴 채 현장을 바라보던 동구 공무원과 주민 등 10여명을 덮쳤고, 이들은 우산으로 불길을 막으며 급히 대피했다.
자칫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한 주민은 “옷에 불이 붙었다”고 증언했다. 현장에 있다 얼굴에 화상을 입은 주민 A씨는 “사람이 날아갈 정도로 강력한 폭발이었다”며 “화재가 다 진압됐다는 말에 현장에 다가갔는데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1차 폭발이 일어났던 현장에 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는데도 주변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소방관과 경찰관 외에 부상한 사람들은 대부분 화재가 발생한 목욕탕 인근 주민과 동구 관계자다.
이날 오후 1시40분쯤 부산 동구 좌천동 매축지 마을 한 목욕탕 건물 지하 1층 지하실에서 30분 간격으로 2번의 폭발 화재가 발생해 진화에 나선 소방관 등 다수 인명피해가 났다. 소방당국은 초기진화가 이뤄진 시점에 갑자기 2차 폭발이 발생해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부상자가 21명으로 파악됐으나 이날 오후 늦게 2명에 이어 2일 오전 1명이 더 늘면서 총 24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소방관 10명, 경찰관 3명, 구청 공무원 4명, 인근 주민 7명이다. 이중 소방관 2명이 중상이고 나머지 22명은 경상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여 사고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