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통학 차량에 태운 초등생을 성추행하고는 “짝사랑한다”며 입단속까지 시킨 60대 통학차 기사가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송석봉)는 지난달 18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씨(67)에게 1심에서 선고된 징역 2년 6개월을 유지했다.
이후 상고 기간인 일주일 동안 A씨와 검찰 모두 상고를 제기하지 않아 징역이 확정됐다.
A씨는 지난해 8월 2일 오후 6시30분 피해자 B양(12)을 통학차 뒷좌석에 태운 뒤 다른 학원생을 기다리며 차 안에서 B양을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차 안에서 B양이 체한 것 같다고 하자 B양의 손을 잡고 엄지와 검지 사이를 누르며 “통통하고 예쁘네”라고 말하며 1분 동안 손을 만진 것으로 조사됐다. 며칠 뒤에도 같은 장소에서 “다리에 털이 많다”며 다리 부위도 만지는 등 추행하고 같은 달 말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특히 범행 후 B양에게 “내가 짝사랑하는 거다”, “너는 나 좋아하면 안 되고 원장한테 말하면 내가 잘려서 말하지 말라” 등의 말로 입막으며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지만 자신이 운전하고 돌봐야 할 원생을 추행해 죄질이 나쁘다”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 40시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 제한 각 5년도 함께 명령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과 A씨는 모두 항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도 검찰은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이 아니며 심지어 하루에 2회에 걸쳐 반복해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고 여전히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1심과 같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과 단둘이 있게 되자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와 법정 대리인은 공탁금 수령 및 용서 의사가 없어 1심 판단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라며 검찰과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