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통’에…한덕수 “하나도 동의 못해, 다 틀린 말” 발끈

입력 2023-08-31 18:38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하나도 동의하지 않는다” “위원님의 주장은 완전히 틀렸다”며 격하게 반발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틀째를 맞은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한 총리와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기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것을 두고 “(이 장관이) 이미 한 달 전에 예정됐던 종합정책질의를 뒤로 하고 출장을 떠난 것은 국민들 눈에 보기에는 도망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한 총리는 “국무위원에 대한 모욕”이라고 응수했다.

기 의원이 “(이 장관이) 국무위원답게 행동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텐데. 국방부 장관이 일부로 자초한 것이라 100번 들어도 할 말이 없다”고 재차 지적하자 한 총리는 다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기 의원은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한 외압 의혹을 두고 ‘국기 문란 사건’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이라고 표현하며 질의를 이어갔다.

민주당의 공세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고한 뒤 국방부가 보류하라고 지시한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개입했는지 여부에 집중됐다.

기 의원은 “결국은 사건의 진실을 은폐·축소하고 (박 전 단장) 한 사람을 생매장시킴으로써 진실과 정의를 다 묻어버리려고 하는구나, 국방부가 대통령실 지시로 이렇게 하고 있구나 하는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 의원은 그러면서 “어떤 외압이 있었길래 장관이 결재한 다음 날 태도가 바뀌나”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저는 위원님이 한 말씀을 하나도 인정 못한다”며 “하나도 동의하지 않는다. 다 틀렸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한 총리는 “위원님이 지금 사안을 왜곡하고 있다”며 “철저한 위원님의 주장”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기 의원이 “국회에 싸우러 나왔나”라고 지적하자 한 총리는 되레 “위원님의 주장이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결국 예결위원장인 서삼석 민주당 의원이 “총리님도 그만 하시라”고 제지를 하고 나서야 두 사람의 입씨름은 일단락됐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