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하나도 동의하지 않는다” “위원님의 주장은 완전히 틀렸다”며 격하게 반발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이틀째를 맞은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한 총리와 날선 공방을 주고 받았다.
기 의원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한 것을 두고 “(이 장관이) 이미 한 달 전에 예정됐던 종합정책질의를 뒤로 하고 출장을 떠난 것은 국민들 눈에 보기에는 도망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자 한 총리는 “국무위원에 대한 모욕”이라고 응수했다.
기 의원이 “(이 장관이) 국무위원답게 행동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텐데. 국방부 장관이 일부로 자초한 것이라 100번 들어도 할 말이 없다”고 재차 지적하자 한 총리는 다시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기 의원은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한 외압 의혹을 두고 ‘국기 문란 사건’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이라고 표현하며 질의를 이어갔다.
민주당의 공세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채 상병 사건의 경찰 이첩을 보고한 뒤 국방부가 보류하라고 지시한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개입했는지 여부에 집중됐다.
기 의원은 “결국은 사건의 진실을 은폐·축소하고 (박 전 단장) 한 사람을 생매장시킴으로써 진실과 정의를 다 묻어버리려고 하는구나, 국방부가 대통령실 지시로 이렇게 하고 있구나 하는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 의원은 그러면서 “어떤 외압이 있었길래 장관이 결재한 다음 날 태도가 바뀌나”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저는 위원님이 한 말씀을 하나도 인정 못한다”며 “하나도 동의하지 않는다. 다 틀렸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한 총리는 “위원님이 지금 사안을 왜곡하고 있다”며 “철저한 위원님의 주장”이라고 거세게 반발했다.
기 의원이 “국회에 싸우러 나왔나”라고 지적하자 한 총리는 되레 “위원님의 주장이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결국 예결위원장인 서삼석 민주당 의원이 “총리님도 그만 하시라”고 제지를 하고 나서야 두 사람의 입씨름은 일단락됐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