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 사태로 끊겼던 중국발 크루즈가 6년 5개월만에 제주에 입항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 669명을 태운 2만4782t급 중국발 국제크루즈 블루드림스타호가 31일 오후 제주항을 통해 제주로 들어왔다. 크루즈를 통해 중국 단체관광객이 제주에 들어온 것은 사드 사태로 갈등이 빚어진 2017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상하이에서 들어온 중국인 관광객들은 제주항 국제여객선터미널에서 세관·출입국·검역(CIQ) 절차를 거쳐 제주에 첫 발을 디뎠다.
가족과 연인과 제주를 찾은 이들은 제주도가 마련한 풍물패 공연과 환영 현수막 등을 보며 기쁜 듯 양손을 힘껏 흔들어 보였다.
제주에 도착한 이들은 17개 관광버스에 나눠 타고 용두암, 성읍민속마을, 성산일출봉 등 도내 주요 관광지로 이동했다. 시내 면세점과 중앙지하상가, 동문재래시장을 돌며 쇼핑과 원도심 탐방에도 나섰다.
당초 이들은 이날 8시간 가량 제주에 기항하다 밤 10시 일본 나가사키로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제12호 태풍 기러기에 따른 기상 문제로 이날 하루 제주에 더 머물기로 했다.
선사 측은 9월 1일 오후 5시에 제주항을 떠나 중국 상하이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블루드림스타호는 중국의 한국행 단체여행이 전면 허용된 이후 한국을 찾은 첫 크루즈이기도 하다.
6년 만에 만난 중국 크루즈 관광객들로 제주항에는 활기가 흘렀다.
문영기 동서양고속 대표는 “사드와 코로나19로 지난 몇 년 간 전세버스 업체들은 번호판을 떼고 힘든 시간을 버텨왔다”며 “국내 관광객이 저조한 상황에서 중국의 한국행 단체여행이 전면 허용되면서 우리 업계에서도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제주도는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첫 입항 환영 행사를 열었다. 전통풍물패 공연이 마련되고, 한복을 입은 도우미들이 꽃다발과 환영 기념품 등을 전달하며 환영 분위기를 전했다.
왕루신 주제주중국총영사도 환영 행사에 참석해 제주에 첫 입도하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기념품과 꽃다발을 건넸다.
이날 블루드림스타호 입항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제주항과 서귀포 강정항을 통해 들어오는 중국발 크루즈는 모두 47척이다.
제주도에 내년 기항을 신청한 크루즈는 현재까지 334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80%가 중국발 크루즈다. 이들이 모두 들어올 경우 약 90만명의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희현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크루즈가 가장 활발하게 왔던 2016년처럼(507회, 120만명) 크루즈 관광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크루즈산업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