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필립 펑펑 울린 암투병 아들에 띄운 아내의 영성 편지

입력 2023-08-31 10:06 수정 2023-08-31 10:10
배우 최필립(오른쪽)과 그의 아내 권은혜씨. 인스타그램 캡처

배우 최필립이 어린 아들의 암 투병 당시 아내가 썼던 편지를 최근 공개해 많은 울림을 주고 있다. 아내는 자녀의 병환을 빨리 낫게 해달라는 기도가 아닌 병을 이겨내며 온 가족이 하나님을 만나길 소망한다고 두 손 모았다.

최필립은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출석교회인 경기 수원의 원천침례교회에서 성도들에게 간증한 모습을 공개하며 편지 전문을 공유했다. 지난 5월 한 기독교 방송에 출연한 이후 조심스러운 마음에 간증하지 않았지만, 출석 교회에서 여름 특강을 부탁해왔고 자신의 자녀를 위해 기도해준 동역자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 당시 요청에 응했다면서 “그날 밤 한참 도운이가 힘들었을 시기 (아내가)썼던 영성일기 이자 도운이에게 썼던 편지를 읽고 얼마나 울고 얼마나 감사했는지요”라고 썼다. 최필립의 둘째 아들 도운군은 생후 4개월에 ‘간모세포종’이라는 악성 종양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고, 지난 1월 치료 종결 판정을 받았다. 부부는 소아암 완치 판정 당시에도 인스타그램에 ‘주님의 말씀, 주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한 걸음 한 걸음 우리 네 가족 손잡고 걸어왔다’고 신앙 고백했다.

아이 암투병 당시 아내가 쓴 편지를 공개한 배우 최필립. 인스타그램 캡처

이번에 공개된 아내 권은혜씨 편지는 “사랑하는 도운아”로 시작됐다. 그는 “너와 아빠가 병원에 가니 온 집안이 텅 빈 것 같다. 너를 생각하면 가슴이 시려 잠이 오지 않는다”면서 “인생에 고난이 계절로 겨울이라면, 추우디 추운 한겨울의 캄캄한 밤을 지나는 것 같아”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도 우리가 지금 이 시간을 견딜 수 있는 것은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지”라면서도 “애초에 너의 치료과정이 길고 지난할 것이라는걸 알고 있었고, 각오를 했음에도 네가 병원에 가 있을 때는 유독 더 춥고 캄캄하다. 칠흑 같다”고 썼다.

그는 “엄마는 이 시간이 빨리 지나기를 기도하지 않는다”며 “이 추운 겨울, 주님이 우리를 만나주시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또한 “우리의 기도가 계절의 흐름을 재촉하지 않아도 이 추운 겨울을 주관하는 분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알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네가, 우리가 이 계절을 잘 지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봄을 기다릴 수 있는 인내를 허락하시고, 주님이 일하고 계심을, 우리와 함께하심을 직면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편지는 “사랑하는 도운아, 엄마는 매 순간 너를 그리워한다. 이 혹독한 겨울이 축복이었음을 고백하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는 글로 끝난다.

최필립 아내의 편지에는 아픈 아이를 기르는 부모과 네티즌들이 단 댓글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도운이를 보고 많이 위로됐다. 저희 아이도 도운이처럼 면역이 좋아지길 바란다”고 썼고, 또 다른 네티즌은 “도운이를 통해 정말 일상에 감사함을 느끼며 아이가 축복의 통로가 됐음을 다시 알게 되었다”고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