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버스 요금 안 내 죄송” 50만원 든 익명의 손편지

입력 2023-08-31 07:17 수정 2023-08-31 09:48
서울교통공사(위)와 서울시(아래)에 각각 도착한 익명의 손편지. 과거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다고 사과하는 내용과 함께 현금 25만원이 각각 들어 있었다. 편지 내용과 필체 등으로 보아 같은 인물로 추정된다. 서울교통공사,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제공

수년 전 지하철 요금과 버스 요금을 정직하게 내지 않았다며 사과하는 편지와 함께 현금이 든 봉투가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에 각각 도착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편지 내용과 필체 등으로 보아 같은 인물로 추정된다.

3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9일 공사 재무처 자금팀 앞으로 익명의 손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편지에는 “수년 전 제가 서울시 지하철 요금을 정직하게 내지 않고 이용했다”며 “저의 잘못을 만회하고자 한다. 정말 죄송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봉투에는 현금 25만원도 들어 있었다. 과거 제대로 내지 않은 지하철 요금과 부정승차에 따른 부가금으로 추정된다. 부정승차에 따른 부가금은 승차 구간 운임과 그 운임의 30배를 납부해야 한다.

같은 내용의 편지는 지난 7일 서울시 버스정책과 버스운영팀 앞으로도 도착했다.

이 편지에도 “수년 전 제가 서울시 버스요금을 정직하게 내지 않고 이용했다”며 “저의 잘못을 만회하고자 한다. 정말 죄송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편지에도 5만원짜리 지폐 5장이 들어 있었다. 승객이 보내온 현금 25만원은 버스조합 수공협(운송수입금공동관리업체협의회)에 전달돼 지난 17일 수공협 통장에 입금됐다.

조장우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고물가 시대 8년 만에 버스요금도 인상돼 모두가 힘든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미납한 버스요금을 납부해 주신 시민께 감사하다”며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통해 시민과 동행하는 시내버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