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돈 벌어볼까”… B2B부터 유료화 시동 거는 생성형 AI

입력 2023-08-31 06:06
듀엣 AI가 적용된 구글 워크스페이스. 구글 제공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유료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생성형 AI 서비스 구축에 천문학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수익 모델을 만들지 않으면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다. 유료화가 상대적으로 쉬운 기업간거래(B2B) 시장부터 문이 열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기업용 협업툴 워크스페이스에 생성형 AI 서비스 ‘듀엣 AI’를 정식으로 도입한다. 현재 워크스페이스를 유료 사용하는 고객은 무료 평가판을 사용해볼 수 있다.

워크스페이스는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 소프트웨어 도구다. 지메일, 구글 독스, 스프레드시트, 구글 슬라이드, 미트 등의 여러 기능을 제공한다. 듀엣 AI는 생성형 AI를 바탕으로 이를 유기적으로 활용한다. 회의 내용을 메모하고, 문서를 정리해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고, 이미지를 생성한다. 18개 언어로 번역도 한다.

듀엣 AI 유료화는 구글 입장에서는 큰 돈이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워크스페이스 사용자는 30억명 이상이고, 이중 유료 사용자는 1000만명이 넘는다. 구글은 지난 5월 듀엣 AI를 선보였는데, 수천개의 기업에서 100만명 이상이 시범 운영에 참여했다. 이들이 모두 듀엣 AI를 유료로 사용한다면 구글로서는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셈이다. 요금은 대기업에겐 월 30달러를 책정했다. 아파르나 파푸 구글 워크스페이스 부사장은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소규모 조직과 개인 사용자에겐 가격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MS 365 코파일럿. MS 제공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7월 월 30달러에 ‘MS 365 코파일럿’을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아웃룩, 팀즈 등 MS의 오피스 프로그램에 생성형 AI를 결합한 것이다. 구글과 MS가 비슷한 생성형 AI 서비스를 같은 가격에 내놓으면서 B2B 시장을 놓고 치열할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 열풍의 진원지인 오픈AI도 B2B 시장에 뛰어들었다. 오픈AI는 기업용 챗GPT인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공개했다. 최신 언어모델인 GPT-4를 기반으로 하며, 유료 챗GPT와 비교해 최대 2배 빠르게 구동되는 게 특징이다. 오픈AI는 “포춘 500대 기업 중 80%가 챗GPT를 도입할 정도로 수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기업용 제품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요금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픈AI는 “각 기업의 사용 사례와 규모에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더 인포메이션은 오픈AI가 앞으로 12개월 간 약 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픈AI 매출은 지난해 28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매달 8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챗GPT 외에 개발자외 기업을 대상으로 한 AI 유료화 모델 수익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도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면서 B2B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기업 생산성 도구 ‘프로젝트 커넥트X’와 하이퍼스케일 AI 개발도구 ‘클로바 스튜디오’에 하이퍼클로바X를 탑재한다. 이를 통해 각 기업 요구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프로젝트 커넥트X는 업무 생산성의 향상을, 클로바 스튜디오는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